CS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우려KDB생명 "대주주와 협의중"감독당국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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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인해 국내 보험업계 자금경색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발행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보험사가 2분기에 걸쳐 행사할 콜옵션(조기상환) 규모만 2조원에 달하지만 일부 보험사의 자금 여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이행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콜옵션 행사시점이 도래하는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추정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대표적으로 4월엔 한화생명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5월엔 KDB생명 2억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에 대응해야 한다.

    문제는 CS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시장 여건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CS를 인수하면서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은 상환하지 않기로 했다. 주식보다 변제 우선순위에 있는 채권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주로 자본확충을 해왔던 국내 보험사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조원, 연간으로는 4조원 가량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저축성보험 해약 등으로 촉발됐던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시장이 주시하는 건 KDB생명의 콜옵션 행사 여부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을 진행중이라 차환 발행에 실패해도 별도의 유동성 지원이 나오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게다가 금감원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과조치를 도입했는데 KDB생명은 자산·부채 시가평가에 따른 자본 감소분을 점진적으로 인식해 달라는 가용 자본 부문 경과조치 적용을 신청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번복으로 몸살을 앓은 만큼 비슷한 일이 반복될 공산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사태가 시장에 끼치는 파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어떻게든 상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 역시 예정대로 콜옵션을 이행할 것이며 구체중인 상환 계획을 대주주와 협의중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