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성 부회장 책임론에 고성 난무"뭘 했다고 3년 더하나" 질타 이어져서 명예회장 나서서 주주들 진정시켜
  • ▲ ⓒ셀트리온
    ▲ ⓒ셀트리온
    셀트리온 주주총회 현장은 주가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원성으로 들끓었다. 주주들 사이에서 기우성 부회장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고 격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셀트리온그룹은 28일 인천광역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주들은 지난해 주가하락, 수익감소 등에 대해 질문과 항의를 쏟아냈다. 주총장의 소란이 심각해지자 서정진 명예회장이 나서서 주주들을 달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기 부회장의 급여 삭감 및 사퇴 요구를 두고 주주들간 고성이 오갔다. 

    A주주는 "기 대표가 재임한 2년동안 성과가 없고 주가가 이런데도 책임은 지지 않고 다시 3년 동안 뭘 더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기 부회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사내 프로세스를 거쳐 제 의견이 공표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 강요하지는 말아주길 바란다"며 "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했고 즉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B주주는 "일부 주주들이 모든 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작년에 주주연대 대표가 기 부회장에게 최저임금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였다. 경영실패로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한 CEO가 한국에 있었냐"며 물었다. 

    이 과정에서 서 명예회장이 주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하면서 임원들의 급여를 보니 대기업에서 제일 낮았다. 최소한 85%는 받게 해줬다. 바이오로직 회사중에 우리가 제일 낮다. 급여를 깎으라고 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얘기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부채내용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 명예회장은 "제 개인부채가 2700억원 정도다. 저라고 왜 주식을 팔고 싶지 않겠나. 주주들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 또 자사주 소각에 대한 얘기들이 많은데 주식은 실적으로 견인하는 것이지 자사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자사수 매입은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에 앞서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에 대한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주주는 "서 명예회장이 은퇴하면서 회사가 위기에 처하면 소방수로 복귀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모두 타고 주주들의 가슴이 숯덩이가 됐다. 하지만 서 명예회장의 복귀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구원투수가 복귀하면 그동안 경영을 제대로 못해 역성장을 만든 경영진은 사퇴해야 한다. 기우성, 서진석 의장이 동반사퇴하고 서 명예회장이 복귀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기 부회장은 "주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에 더 설명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날 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과반수 이상으로 통과됐다. 

    지난해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돈잔치를 벌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D주주는 "주주들은 주가하락에 피눈물을 흘리는데 회사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도 직원들에 성과급을 10% 더 지급했다. 유플라이마 승인도 못받고 역성장했는데 기우성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보수 삭감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 부회장은 "보수한도는 정해져 있고 임원들은 급여가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일 해왔는데 보수삭감은 저 하나로 충분하지 않겠나"며 "성과급 잔치라는 오해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서 명예회장도 "기본급과 성과급을 놓고 경쟁사와 비교를 한다. 안줘도 될 걸 주는것이 아니라 성과급을 주도록 보수를 설정했다. 이 부분은 주주들의 오해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과 비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명예회장은 주주들을 달래며 경영복귀를 통해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내년까지도 갈 것이다. 해외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각 관계국을 만나야 하는데 제가 가는게 훨씬 파워가 있으니 직접 뛰는 것이다. 저평가된 주식을 실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빠른 시간안에 연매출 3조원으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