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 2.5조"통화안정증권 이자 등 총비용 증가"법인세 7500억… 2조 넘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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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5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자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급증한 영향을 받았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4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조3186억원(67.6%) 감소했다.

    앞서 2021년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7조8638억원을 기록,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한은의 총수익은 20조9946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9115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총비용이 전년(8조3418억원)보다 9조3565억원이나 늘어나 수익과 비용을 합친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한은은 "외화자산 운용이자와 외환매매 이익이 늘어나 총수익이 증가했지만 유가증권 매매손실액과 통화안정증권 이자 등 총비용이 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그 결과 전년에 비해 5조원 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1년 2조8776억원에 달했던 법인세도 작년에는 7512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한은은 순익의 30%인 7637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270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으로 임의 적립하기로 했다. 나머지 1조7546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된다. 한은은 2021년 결산 후 5조4781억원을 정부 세입으로 납부한 바 있다.

    한은의 순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20조13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적립금은 해마다 증가해 2015년 10조원을 돌파했고, 7년 뒤인 지난해에는 2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말 기준 한은의 총자산은 전년에 비해 12조8175억원 감소한 582조82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화증권이 크게 줄어들면서 자산이 감소했다. 자산의 대부분은 부채(561조원)이고, 자본은 22조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외화자산 운용 내역을 살펴보면 현금성 자산은 10.0%, 직접투자자산은 65.7%, 위탁자산은 24.3%를 각각 차지했다. 통화별 비중은 미국 달러화가 72%에 달했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39.4%, 정부기관채 14.1%, 회사채 11.0%, 자산유동화채 11.5%, 주식 11.4% 등의 구성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해 외화 유동성 확보 조치가 진행된 바 있다"며 "그 과정에서 보유채권 매각 등으로 정부채와 회사채 비중이 많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달러 자산 확보를 위해 보유채권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나 전체적으로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