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국세 54.2조원 들어와… 소득세 6조↓·법인세 0.7조↓세수진도율 13.5%… 최근 5년 평균 16.9% 크게 밑돌아정부 "코로나19 세정지원 기저효과 빼면 6.9조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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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연합뉴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16조원쯤 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금 납부를 미뤄준 데 따른 기저효과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최근 5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세수 펑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걷힌 국세는 54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조7000억 원 덜 걷혔다. 역대 최대 폭 감소다.

    세수 감소 폭도 2월(9조 원)이 1월(6조8000억 원)보다 더 컸다.

    재정당국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코로나19 세정 지원으로 기저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하반기 납부유예 등의 방법으로 세정지원에 나서면서 재작년 하반기에 들어왔어야 할 세금이 지난해 1∼2월에 뒤늦게 걷히면서 세수가 일시적으로 늘었고, 이게 기저효과로 작용해 올 초 세수 감소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정지원에 따른 감소분(8조8000억 원)을 고려해도 2월까지 세수는 6조9000억 원 줄어들었다.

    세수진도율을 봐도 세수 감소가 두드러진다. 2월까지 세수진도율은 13.5%를 기록했다. 1년 전(17.7%)은 물론, 최근 5년 평균(16.9%)보다도 낮았다. 2월 말 기준으로는 지난 2006년(1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진도율이 지난해 2월과 최근 5년 평균보다 증가한 세목은 주세가 유일했다. 2월 주세 진도율은 24.6%로, 1년 전(19.8%), 2월 기준 5년 평균(22.8%)보다 높았다.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목별로 보면 먼저 소득세가 6조 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감소 등으로 자산시장이 위축된 데다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세정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쳤다. 주택시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량은 1년 전보다 46.8% 감소했다. 여파로 양도소득세가 4조1000억 원 줄었다.

    증권거래세 수입은 8000억 원이다. 1년 전보다 8000억 원 줄어 '반 토막' 났다. 주식 거래에 붙는 농어촌특별세까지 참작하면 총 1조 원이 줄어든 셈이다.

    국세 수입의 주요 축인 법인세도 7000억 원 감소한 3조4000억 원이 걷혔다. 2021년 8월 중소기업 중간예납 납기연장 등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재정당국은 설명했다.

    고물가에도 부가가치세 역시 감소 폭이 컸다. 1년 전보다 5조9000억 원 줄었다.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에 환급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유류세 한시인하 여파로 교통·에너지·환경세도 지난해보다 5000억 원 줄어든 1조8000억 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