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에 '더보라 3170' 지상 8층 252가구 3년만 준공임대계약 통해 수익…완판시 연매출 한화 약 105억원 차입금·부채 2019년후 증가세…선투자비용 일시적현상
  • ▲ '운서역 반도유보라 퍼스티지'. ⓒ반도건설
    ▲ '운서역 반도유보라 퍼스티지'. ⓒ반도건설
    반도건설이 국내건설사 최초로 미국 LA 한복판에 자체개발사업을 준공하며 현지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원가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현지진출에 따른 선투입 비용증가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미래먹거리마저 줄어들고 있어 영업실적 등 회복시점을 가늠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건설은 미국 LA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더보라 3170(The BORA 3170)'을 준공했다. 2020년 사업에 돌입해 3년만에 공사를 완성했다. 국내건설사 최초로 LA에서 시행부터 시공·운영까지 도맡아 진행한 사업이다.

    더보라 3170은 LA 현지에서 도심 랜드마크 아파트급 대형프로젝트로 평가된다. 1000가구이상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흔한 국내와 달리 미국은 대부분 단독주택이다. 대세대주택도 평균 30~100가구미만 소규모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더보라 3170은 최고 8층·총 252가구 규모다.

    더보라 3170은 현지 주거문화에 맞춰 전가구 임대로 운영된다. 반도건설이 현지법인을 통해 시행 및 시공한 건물을 소유한 상태서 임대를 통해 수익(임대료)을 얻는 구조다. 지난달말 기준 전체 252가구중 100가구이상 현지 입주희망자 사전의향서가 들어온 상태다.

    잔여가구에 대해서도 임대를 모집하고 있다. 더보라 3170 입지와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상징성, 현지 시장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수개월내 완판될 수 있다는 것이 반도건설 측 설명이다.

    완판됐을 경우 예상되는 연간 임대료는 약 800만달러다. 최근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약 105억원이다. 매년 100억원 남짓 매출이 안정적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후속사업까지 고려하면 연매출 예상액은 더 늘어난다. 우선 부지매입을 완료한 3차사업지는 지상 8층·262가구 규모다. 더보라 3170과 마찬가지로 전가구 임대로 운영된다는 점과 입지도 LA 한인타운 근처로 비슷하다. 2~3년내 완공됐을 경우 100억원 규모 연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종설계 및 인허가 과정에 있으며 하반기 착공해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차사업지 경우 지상 7층·153가구 규모 콘도미니엄사업이다. 임대가 아닌 분양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완공시점인 2~3년후 부동산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현재시점에서 분양매출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반도건설 고위 관계자는 "아파트를 지어봤으니 콘도도 새로 건축해봐야 다가구주택 건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진행했다"며 "신중하게 준비해서 K-주거문화 우수성을 잘 살려서 미국내 콘도와 차별화되는 주거환경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이후 4차사업으로 진행할 추가부지를 물색중이다. 1~4차사업을 통틀어 1000가구 규모 '유보라타운'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4차사업에서 약 350가구 공급을 계획중이다. 350가구 모두 임대사업으로 진행할 경우 연매출 예상액은 140억원으로 추산된다. 4차까지 완성되면 콘도미니엄인 2차사업을 제외하고 연간 340억원대 매출이 인식된다.

    최근에는 텍사스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 테일러市 시장과 관계자들이 방한해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상호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하고 MOI를 체결했다.

    테일러시는 텍사스주 윌리엄스 카운티에 위치하며 삼성전자가 170억달러를 투자하는 반도체 신공장이 들어서는 곳으로 향후 신공장 배후 인프라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리콘힐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오스틴과도 인접해 있다.

    이 관계자는 "더보라 3170이 성공적으로 준공되는 등 미국 개발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텍사스는 한국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데다 IT산업 메카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서 임원진이 방문해 현지상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2026년 북미월드컵과 2028년 LA올림픽 개최 등 대형 부동산 개발호재가 있어 제2 건설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 2017년부터 TF를 구성해 사업성을 검토했다"며 "한국 주택건설기술 및 첨단공법과 반도건설만의 특화설계 등을 접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상세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미국 LA 'The BORA 3170'. ⓒ반도건설
    ▲ 미국 LA 'The BORA 3170'. ⓒ반도건설
    미국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후속사업도 순항중이지만 원가부담 가중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적극적인 사업진출로 인한 채무증가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반도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238억원을 기록하면서 2018년 1조5662억원이후 4년만에 '연매출 1조'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매출원가(8953억원)가 전년대비 27.5% 늘어나면서 원가율이 2021년 79.6%에서 86.8%로 7.20%p 악화했다. 지난해 원가율은 2014년 88.2%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가부담은 고스란히 영업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전년 809억원에 비해 28.9%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9.21%에서 5.59%로 3.62%p 감소했다.

    차입금 및 부채가 2019년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차입금은 2019년 523억원에서 지난해 3793억원으로 뛰었고 같은기간 부채도 1348억원에서 7615억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의존도는 4.86%에서 30.7%로 부채비율은 12.5%에서 61.6%로 악화했다. 차입금 및 부채 증가로 이자비용도 2019년 202억원에서 1611억원으로 가중됐다.

    또다른 문제는 줄어든 먹거리다. 지난해 반도건설 수주잔액은 8820억원으로 전년 9601억원에 비해 8.13% 감소했다. 지난해 연매출을 고려하면 1년치 먹거리도 채 안 되는 것이다. 또 개발사업 등을 위한 용지 규모도 5383억원에서 3725억원으로 30.7%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물량도 전년 742억원에서 지난해 1324억원으로 78.2% 급증했다. 또 △경북 경주시 '신경주 유보라 아이비파크' △충남 천안시 '유보라 천안두정역' △서울 중랑구 상봉역 퍼스트리브(오피스텔)' 등에도 잔여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저하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예정사업장 분양·입주실적 변동에 따른 선투입자금 회수지연 등이 발생하면 현금흐름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사업은 물론 미국사업에서도 분양용지 취득으로 인한 자금투입이 지속할 전망인 가운데 수익성 부진에 따른 재무완충력 저하와 먹거리 감소 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