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대… 인플레 압력 완화 경기부진… 무역수지 14개월째 적자美 추가인상 가능성 적어성장률 1.6%→1.4%… 또 내려
  •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은 3연속 동결이다. 이로써 시장에서는 금리 정점을 지나, 인하 시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회의서 "연내 인하는 성급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결정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며 1년 2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춤한 상황서 한은의 금리인상 동력도 한풀 꺾였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7월 6%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한은의 물가 목표 수준(2%) 보다는 높지만 빠른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점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한은도 더이상 물가 압력에 따른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적어졌다. 

    또 국내 경기 여건이 밝지 못한 점도 한은의 금리 동결에 힘을 실은 요인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0.3%에 그쳤고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14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적어진 점도 한은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은행권에 높아진 불안정성으로 대출 여건이 악화됐다"면서 "경제성장과 고용,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연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란 평가가 나왔다.  

    한은과 연준(연 5.00~5.25%)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1.75%p까지 벌어진 것은 부담이지만 외국인 투자금 이탈이 크지 않은 데다 우선 위축된 국내 경기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빚어진 글로벌 금융 불안의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국내 금융권의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금융 안정도 주의깊게 살펴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3.0%로 지난 2월에 이어 석달째 4.0%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 2월 물가 상황 점검 회의서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 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경직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인 1.6%보다 0.2%p 낮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5%보다 낮은 수준이다.

     2024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제시해 2월 전망치(2.4%)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