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사태 충격파 진정우리銀 6100억, 농협지주 3590억 주문 몰려신한지주‧하나금융도 발행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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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스위스 최대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국내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23일 진행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수요예측 결과 2700억원 모집에 6100억원 주문이 몰렸다. 

    최종 발행금리는 연 4.98%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예상보다 높은 수요에 발행금액을 4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같은 날 농협금융지주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금액(2700억원)을 뛰어 넘는 주문(3590억원)이 들어왔다. 농협금융의 최종 금리는 5.30%로, 발행금액을 4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코코본드는 후순위채권이어서 발행기관 입장에선 금리가 높아 부담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비교적 금리가 높기 때문에 과거 저금리 시기 때부터 상당한 자금이 몰린 바 있다. 

    다만, 지난 3월 CS 사태를 계기로 코코본드의 투자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CS가 UBS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약 22조 5000억원에 달하는 코코본드를 전액 상각 처리했기 때문이다.

    코코본드는 증권 발행 회사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정해진 사유가 발생할 시 투자 원금이 자동으로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강제 전환되는 회사채다. CS도 유동성 위기로 결국 파산하면서 기존에 발행했던 코코본드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이에 우리은행은 당초 3월로 예정했던 코코본드 발행을 5월로 연기한 바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코코본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1350억원 규모 원화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실행을 미리 예고하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농협금융의 코코본드 발행이 흥행함에 따라 타이밍을 재고 있던 타 금융사들도 발행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썬 신한지주(3350억원)와 하나금융지주(2700억원)가 예정돼 있다.

    한편, 오는 7월부턴 보험사들도 코코본드 발행이 가능해져 채권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간 보험사의 경우 원금 상각 조건이 붙은 코코본드 발행이 불가했는데, 보험업계가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금융당국이 규제를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