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로커스 상해 지사 청산네이버 "경영 효율화 차원" 말아껴'한한령'에 41조 中 콘텐츠 시장 공략 비상
  • ▲ 네이버웹툰ⓒ네이버웹툰
    ▲ 네이버웹툰ⓒ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자회사의 중국 법인을 철수했다. 최근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이 차단되는 등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강화 조짐에 따른 콘텐츠 시장 철수로 풀이된다.

    30일 네이버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로커스는 중국 지사 'Locus Shanghai Corporation(이하 로커스 상해)'을 올해 1분기 '청산'했다. 

    로커스는 네이버웹툰의 원작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회사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웹툰 IP를 영화·드라마를 넘어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웹툰 원작 '유미의 세포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바 있다.

    로커스 상해를 청산하면서 네이버웹툰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이 축소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219억 위안(41조5420억원)에 달하며 이용자는 5억 명에 육박한다. 

    중국은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대박'을 노릴 수 있는 노다지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인기 웹툰 일인지하(一人之下)는 총 4개 시즌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마지막 시즌은 조회수 1억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미국 메이저리그(MLB) 등의 유명 브랜드와 제휴해 광고 수입을 얻기도 했다. 

    로커스 상해 청산 이유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선 한중 관계 냉각을 청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등 ‘한한령’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

    윤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주요 7국(G7)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을 연달아 연 직후인 지난 23일부터 중국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지린성, 랴오닝성, 쓰촨성, 장쑤성 등 중국 다수 지역에서 네이버 접속이 되지 않거나 로딩 속도가 매우 느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한국 외교부는 해당 사안을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LINE)은 중국 진출 초창기인 2013년 중국 대표 메신저 위쳇(WeChat)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같은 시기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중국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모바일 메신저 다운로드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14년 7월부터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며 해외 메신저 규제를 시작했고, 라인은 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중국에서 메신저 사업을 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