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동결… 4%대 초반시중은행 최저 연 3.68%형평성·역마진 우려에 인하 어려워
  •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고객이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고객이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내려간 가운데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4개월째 4%대로 동결되면서 금리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형평성과 역마진 우려에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3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오는 6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우대형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 연 4.15(10년)∼4.45%(50년)로 지난 1월 출시 당시 적용됐던 금리가 4개월째 유지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유지되는 동안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금리 격차가 벌어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변동형 연 3.94~6.87% ▲고정형 3.71~6.15%로 나타났다. 30일 기준 카카오뱅크는 최저 연 3.68%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고 케이뱅크는 최저 연 3.94%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경우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득·연령 등 조건이 까다로워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에도 주금공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정책금융상품의 초기 신청자와 금리 조정 이후 신청자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서로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 문제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역마진 우려도 있다. 시중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통해 대출상품의 재원을 조달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통해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을 마련한다. 주택금융공사 유동화증권 통합 공시포털에 따르면 5월의 MBS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4.253~4.336%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보다 이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내려갈지 몰라도 주금공이 자금을 조달하는 채권 금리는 최근 상승했다"면서 "시중은행이 내리는데 왜 특례보금자리론은 동결이냐는 시선보다는, 조달비용이 상승했음에도 실수요자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역할이 다했다는 목소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정부가 금리 인상기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한 정책금융상품이지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알짜 상품이 아니다"면서 "시중은행의 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보다 낮아졌다면 소비자는 시중은행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