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 약 1조 원에 이오플로우 인수올림푸스, 태웅메디칼 인수로 제품군 강화"원천기술 개발 대신 M&A로 빠른 시장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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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에 인수되는 국내 기업의 사례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 간 M&A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빠른 시장변화에 대응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국내 기업 간 M&A도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기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드트로닉은 튜브가 없는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기 제조업체 이오플로우과 지난달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 주식 전량을 인수하며, 금액으로는 약 1,692억 원이다. 이에 따라 이오플로우는 최대주주인 이재진 대표 보유주식 564만 680주를 주당 3만 원에 매드트로닉스코리아홀딩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2011년에 설립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오플로우는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형 펌프 '이오패치'를 보유하고 있다. 메트트로닉이 이오플로우를 선택한 이유다. 

    이오패치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체외에서 자동적으로 인슐린을 주입해 혈당치를 조절하는 체외용 인슐린 주입기로, 메드트로닉은 이번 인수를 통해 공간과 시간 제약이 없는 인슐린 주입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인수 금액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빅딜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가 이번 양사의 M&A에 주목하는 점은 단순히 빅딜이라서가 아니다. 지난해 보스턴사이언티픽(BSX)이 비혈관 스텐트 제조사 엠아이텍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에 이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올림푸스가 올해 초 금속 스텐트 전문기업 태웅메디칼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M&A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2월 올림푸스는 내시경 치료 솔루션 제품군 강화를 위해 태웅메디칼을 약 4,824억 원에 인수했다. 

    태웅메디칼은 담도 식도 대장 십이지장 등 소화기 내과용 스텐트를 개발해 판매하는 의료기기 회사로, 태웅메디칼이 개발한 스텐트는 암 등 다른 질병으로 인한 장기 폐색·협착· 담도암 등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BSX는 엠아이텍을 약 2,912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러 해외 국가에서의 기업결합승인에 실패해 인수는 무산됐다. BSX가 엠아이텍 지분 9.9%(318만 주)를 취득하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M&A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 간의 M&A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사업은 작은 규모의 기업일 경우 가장 보편적인 전략이 M&A다"며 "국내에서도 좋은 스타트업이 나오면 국내 기업 간의 M&A가 또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간 M&A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시장이 빠른 속도로 다변화하는 만큼 니즈를 충족하면서도 빠른 진입이 중요한데, 제품의 원천기술부터 개발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런 부분을 M&A가 채워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M&A에 처음 도전하는 기업들은 기업 가치와 미래 성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야할 것이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