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접수 받아 연봉 테이블 조정 돌입"힘들게 이직했는데"… CL2급 일부 연봉 10% 낮아 '문제제기''경력공채', 반도체 인재 확보 중심축… 민감한 성과보상 문제 조기 해결 착수
  • ▲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0년차 미만 경력직 입사자 일부에서 발생한 연봉 불평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반도체업계에 인력 쟁탈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직에 민감한 사안인 성과 보상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경력직 입사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연봉 불평등 사례를 파악하고 연봉 테이블을 손보는 등 문제 해결에 착수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연봉 문제는 가장 많은 경력직이 입사하는 직급인 CL2(사원, 대리급)와 CL3(과장, 차장급) 사이에서 발생했다. CL2 직급 7~8년차로 입사한 경력직들 사이에 10% 넘는 연봉 차이가 발생하며 불만의 도화선이 됐다.

    CL2 직급은 8년차까지 해당되고 이후엔 CL3로 진급하게 된다. 그래서 CL2 7년차나 8년차에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 상당수가 CL3 진급을 보장받는 조건을 제안받는다. 최근 3~4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CL2 7~8년차 경력직들은 대부분 CL3로 진급 보장을 받는 것은 동일했지만 7년차 직원들은 진급에 따른 고과 테이블을 적용받지 못하게 돼 문제가 발생했다.

    CL2 8년차로 이직한 직원들은 CL3로 진급하게 되는 것은 물론 연봉 테이블도 진급한 내용을 따르게 된다. 반면 CL2 7년차 직원들은 2년 뒤 진급은 하지만 8년차에 입사한 이들과 다른 연봉 테이블을 적용받아 10% 적은 연봉을 이어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이미 삼성 DS부문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고 사내 게시판이나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 내용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결국 이 문제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주재하는 직원 소통 창구인 위톡(Wednesday Talk)에서도 언급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위톡에서 한 직원이 경력직 입사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연봉 불평등 구조에 대해 물었고 경 사장은 이미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피플(인사)팀에 조치를 명했다고 답했다.

    경 사장은 "해당 문제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다"며 "피플팀에서 전반적인 연봉 테이블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을 비롯해 삼성 경영진들은 연봉 불평등 문제와 같은 처우 이슈에 대해선 무엇보다 민감하게 반응해 해결점을 찾아나서는 모습이다. 처우 문제로 도마에 오르면 좋은 경력직 지원자들을 얻기 힘들다는 점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문제에 대해 위톡에서 경 사장의 답변을 들은 직원들도 예상보다 자신들의 불만 사항을 잘 파악하고 있고 빠르게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만큼 최근 반도체업계에선 인력 확보 관련 문제를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분위기다. 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도 경력직 채용은 물론이고 신입 채용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돌아올 업턴에 대비해 불황기에도 꾸준히 인력에 투자하는 것이 삼성의 전략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채용 일정을 일부 미루거나 규모를 축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공식화된 바는 없다. 다만 활황기처럼 공격적으로 경쟁사 인력을 흡수하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특히 경력직 공채는 이처럼 인재 확보에 사활이 걸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분야다. 바쁘게 돌아가는 반도체업계에서 최소한의 교육만 마쳐도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여러번의 호황기를 거치면서 실무에 능한 경력직들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진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