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지환급금 52조퇴직연금, 1분기에 4700억 빠져6월부터 콜옵션 만기 2조3000억"지급여력 충분해도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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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유동성 리스크를 염려하는 모습이다.

    예보에서는 일시적 유동성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안정계정'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이 5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효력상실환급금(1조 6000억 원)까지 더하면 53조 6000억원이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와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보험 가입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대규모 자금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86조 5809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 87조 518억 원와 비교해서 3개월 만에 4709억 원이 줄었다.

    7월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을 앞두고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증권사로 대규모 머니무브(자금이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안정성이 높은 보험사와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드는 반면 높은 수익률이 강점인 증권사의 적립금 규모는 상승하고 있다.

    이자비용 부담도 리스크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콜옵션이 대거 도래하는데 고금리 등 차환 발행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6월 롯데손해보험(후순위채 600억 원)와 신한라이프(후순위채 2000억 원)가 자본성증권 콜옵션 행사일 앞두는 등 6월부터 올해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조기상환 추정액은 2조3000억 원이 넘는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는 지급여력이 충분한 보험사여도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금융안정계정을 통해 RP거래와 자본성증권 매매가 가능하다면 비상시 자금조달 방안으로 충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금융안정계정이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유동성 및 자금확충 자금을 지원하는 계정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안정계정이 도입되는 경우 124조 원의 지원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안정계정 도입과 관련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정무위 법안소위에 상정된 상태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아직 논의하지 못했고, 추후 법안소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