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세계경제 성장률 1.7→2.1%… 내년은 2.4% 전망"中리오프닝·美 소비회복 힘입어… 긴축 강화시 제약"주요 기관들, 韓성장률 줄하향… 기재부도 내려잡을 듯
  • 부산항 감만부두 ⓒ연합뉴스
    ▲ 부산항 감만부두 ⓒ연합뉴스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국내외 기관이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올해 경기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하는 가운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확산과 부진에 빠진 반도체 수출 개선 시점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WB는 6일(현지시각)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지난 1월 WB가 예측한 올해 성장률 1.7%보다 0.4%포인트(p) 상향된 것이다.

    WB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긴축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2.4%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해 통화정책이 더욱 긴축적으로 추진된다면 세계 경제 성장은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 미국의 소비회복 등에 힘입어 주요국 중심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 긴축적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자연재해 등 다양한 하방요인으로 인해 경제성장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큰 변수는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상황인데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식어가면서 긴축 통화정책이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긴축 통화정책이 지속하면 세계 경제성장 동력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 

    WB는 신흥·개도국과 관련해선 "신흥·개도국 중심으로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적·인적자본 개선 등 과감한 구조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며 "미국 등 주요 중앙은행의 장기적 긴축정책으로 신흥‧개도국은 공공‧민간부문 부채가 전례없이 큰 폭으로 확대했다. 신흥‧개도국의 정책개선, 부채탕감 등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B는 선진국은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2.6%에서 올해 0.7%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1.2%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올해 기존 전망보다 0.6%p 오른 1.1% 성장률이 예측됐다. 유로 지역은 기존 전망인 0%에서 소폭 오른 0.4%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기존 전망치 4.6%에서 1%p 오른 5.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 한국에 대한 전망치는 빠졌다. 다만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어 세계 경제성장률 반등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에서 1.6%,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9%에서 1.2%로 각각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에서 1.5%로, 한국은행은 1.6%에서 1.4%로 전망치를 낮췄다.

    주요 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내수 위주로 나타나고 있어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미미한 데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지속하면서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5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36.2% 감소했다.

    무역수지 악화는 부동산 거래 감소 등과 맞물려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4월까지 국세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3조9000억 원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