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예비 심사 신청…2~3개월 소요 예상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 점유율 5위신성장 핵심축 로보틱스, 그룹 재도약 발판 기대주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과 박지원 그룹 부회장(오른쪽)이 CES 2020 두산 부스에서 협동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과 박지원 그룹 부회장(오른쪽)이 CES 2020 두산 부스에서 협동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두산로보틱스가 연내 코스피 입성에 도전한다. 

    지난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두산이 7년 만에 계열사 상장에 나서면서 신사업 확장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한다.

    두산로보틱스와 주관사단은 예심 단계를 비롯한 대략적인 상장 일정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주 한국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상장 예비 심사에는 2~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 무난히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에 설립된 협동로봇 생산 기업이다. 협동로봇은 기존 관절형 로봇에 안전성을 높인 개념이다. 사람과 함께 작업하면서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 산업에서도 활용된다.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커피나 치킨을 만드는 로봇이 바로 협동로봇이다. 회사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이며 세계 시장에서는 점유율 5위권을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두산의 지분율이 90.91%에 달하는 만큼 이번 상장이 두산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두산그룹이 현재 재계 순위 17위에서 과거 10위권을 넘보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E시리즈. ⓒ두산로보틱스
    ▲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E시리즈. ⓒ두산로보틱스
    ◇ 로보틱스, 그룹 재도약 발판될까

    두산로보틱스의 증시 데뷔는 박정원 회장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로보틱스를 상장에 성공시켜 그룹 몸집을 다시 키워가야 하는 것이 박 회장이 당면한 과제다.

    앞서 박 회장은 2020년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부도 위기에 몰리자 산업은행 등 정부에 돈을 빌려 3조원의 자구안을 이행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클럽모우CC, 두산타워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과감한 결단으로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한 지 23개월 만에 역사상 최단기로 채권단 관리를 졸업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사업을 잃었다. 

    박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으로 수소, 배터리, 모빌리티, 로봇,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낙점했다. 

    특히 로봇사업에 대한 박 회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그는 CES 2020, 오토메티카 등 로봇 관련 전시회들을 직접 챙기며 산업 전망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협동로봇 산업의 성장성도 높다. 인건비는 상승하는 반면 인구는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66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6년 1조9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협동로봇 분야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그룹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지로 제품과 기술을 다져 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