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30년' 성숙공정 담당하던 오스틴 공장애플향 이미지센서 새 주문 맡으며 활용도 급부상오스틴 공장에 애플 CIS 전용 생산라인 새로 꾸릴 듯"美서 생산하는 유일 이미지센서" … 잠재 고객들 예의주시
  • ▲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이어 애플에 이미지센서(CIS)를 공급하게 되면서 30년된 미국 생산공장인 오스틴 공장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오스틴 공장은 인근에 테일러 공장이 신설되면서 주로 성숙공정 기반의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주력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첨단 CIS 라인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미국 고객사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아이폰18) 시리즈에 들어가는 CIS를 공급키로 하면서 이를 생산하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라인 개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오스틴 공장은 올해로 가동 29년차를 맞은 파운드리 공장이다. 완공 초기에는 주로 D램을 생산했지만 2000년대 초반 시스템반도체 생산공장으로 전환하면서 주로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와 통신칩 같은 제품을 맡고 있다.

    지난 2021년 오스틴 공장에 더해 테일러 지역에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스틴 공장은 역사가 오래되긴 했지만 14나노미터(nm), 28나노미터 등 성숙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구형 공장으로 존재감이 퇴색되고 있었다. 해마다 장비 교체와 리모델링이 이뤄지긴 했으나 일부 장비와 클린룸은 20년 이상 사용해 노후화됐고 5나노 이하 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기엔 부족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삼성은 인근 테일러 지역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삼성 파운드리가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대만 TSMC의 독주를 넘어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노후된 오스틴은 물론이고 테일러 신공장 가동일도 미뤄졌다. 테일러에 수십조 원의 투자가 선행되던 가운데 그마저도 일정이 미뤄지면서 한동안 삼성전자 미국 생산기지도 침체를 면치 못했던게 현실이다.

    하지만 올 들어 반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삼성 파운드리가 테일러 신공장 최첨단 라인인 2나노 공정 고객으로 테슬라를 처음 유치한데 이어 최근엔 애플의 CIS까지 삼성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미국 현지 법인과 공장 분위기도 다시 달아올랐다.

    특히 이번에 애플이 삼성과의 CIS 협력을 위해서 오스틴 공장에 자사 전용 CIS 생산을 위한 라인을 신설하고 업그레이드 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오스틴 공장이 테일러와 함께 미래형 파운드리로 나아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애플은 지난 7일(미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의 CIS 협력 사실을 밝히면서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오스틴 공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28나노 라인 일부를 정리하고 이를 애플 CIS 전용 라인으로 꾸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이 이번에 애플에 공급하는 차세대 CIS가 3중 적층(Triple-stacked) 구조의 새로운 이미지센서라는 점에서 여기 핵심이 되는 초정밀 웨이퍼 접합 기술(Wafer-to-wafer Hybrid Bonding)이 적용된 장비와 관련 클린룸이 꾸려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CIS의 신호 지연과 노이즈 감소 효과가 두드러지고 저전력 구현이 가능해 애플이 선제적 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객사들 사이에서도 구형 공장으로 활용도를 키우지 못했던 오스틴까지 미국 빅테크를 고객사로 맞으면서 삼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스틴 공장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구형 공정 기반 차량용, 산업용 칩의 경우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대형 고객 외에도 상당히 풍부한 잠재 고객들이 포진하고 있어 애플과 삼성의 협력과 제품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잠재 고객들은 무엇보다 삼성 오스틴 공장이 '미국 내 유일한 CIS 생산공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IS 시장은 일본 소니가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소니 의존도가 심한데, 이런 소니가 CIS 생산을 일본에서만 진행하며 일본 외 지역에서의 생산을 거의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게 삼성과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미국에 위치한 고객사들은 적극적으로 미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근거리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생산과정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삼성의 장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의 협력으로 오스틴 공장에 신설되는 CIS 라인도 잠재 고객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신기술을 적용하는 리딩 기업인만큼 이를 함께 생산한 삼성의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