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장 발부에 '정경유착-부패의 상징' 등 깎아내리기 나서"삼성, 적극적 대응 자제…'무죄' 진실 밝혀지도록 최선 다할 것"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라면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파이낸셜타임스)"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수수와 횡령에 대한 법정 드라마는 그리스 비극처럼 느껴진다(블룸버그 통신)"

    "힘과 부의 상징인 이재용 부회장이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 범죄를 저지른 재벌들이 처벌을 받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놀라운 소식이다(뉴욕타임스)"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삼성을 향한 외신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경유착·왕세자·부패의 상징 등 자극적인 단어를 써가며 삼성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외신들은 지난 17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해당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특히 포승줄에 묶인 이 부회장의 모습을 관심있게 전달하며 삼성의 앞날을 예측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대부분의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부재에 따른 삼성의 경영 차질과 향후 사업 방향 변화에 관심을 보였다. 스마트폰, 반도체 등 주력사업과 함께 전장부품, 바이오사업 등 미래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일부 외신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정경유착의 고리'로 평가하면서 대외 이미지 하락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구속영장 발부를 유죄 판결인양 보도하면서 '삼성=부패기업'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과거 이건희 회장은 조세포탈과 배임 등의 혐의로 두 차례나 기소되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나중에는 사면까지 받았다"며 "아들인 이 부회장에게도 비슷한 결과를 내는 것은 최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비꼬았다. 2008년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이 정경유착의 고리에 따른 결과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셈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역시 "재벌에 관대했던 한국의 사법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구속 결정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정경유착 문제를 해결할 극적인 전환점"이라 표현했다. 정경유착과 한국 사법체계의 문제를 기정 사실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편법 승계'라 지적하는 등 한국 대기업을 유지하는 가족경영 체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재벌로 불리는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과 없이 투영된 결과다.

    이같은 보도에 삼성은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무죄 판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편법 승계라는 반재벌 정서가 확산된 상황에서 여론을 자극할 경우 향후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총수가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하락될 수 있다. 언론 역시 무죄추정의 원칙에 근거해 보도해야 한다"며 "정당한 사법절차를 통해 잘잘못이 가려지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49위로 40계단 이상 급락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신들이 이재용 부회장 관련 뉴스를 경쟁하듯 보도하고 있다"면서 "실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경우 일본 닛케이그룹에 인수됐기 때문에 경쟁사인 삼성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