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확대 불구 글로벌 CEO 출신 '사외이사' 선임 불투명"'사업전략 구상-미래사업 준비' 등 이사회 권한 강화…'CEO 추천위' 도입 가능성 무게"


  • 나흘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선언하면서 이사회 권한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동안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조한 만큼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오전 9시 서울시 삼성 서초사옥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미전실과 함께 삼성그룹이 해체되면서 삼성전자 이사회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전략 구상과 미래사업 준비 등 자율경영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삼성전자 이사회는 회사가 정한 정책을 보고받아 결의하는 기존 관행대로 운영돼 왔다. 이사회가 감사 기능을 잃고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이사회의 권한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관심이 높은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안건은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계획됐던 글로벌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 추천도 불투명해 보인다.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이 선임되는 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분기별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계획대로 논의될 전망이다. 

    총배당 규모를 높이자는 주주들의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3조1000억원) 보다 30% 증가한 4조원 규모의 배당을 약속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현금배당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9명의 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사회는 경영, 감사, 사외이사 후보추천, 내부거래, 보상, 사회공헌활동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 관련 사안을 다루는 경영위원회의 경우 사내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경영위원회의 역할이 경영방침과 사업전략 구상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외이사 참여로 변경될 수도 있다.

    여기에 이사회에서 사장급 인사를 선임하는 CEO 추천위원회도 삼성전자로 적용될 수 있다. CEO 추천위원회는 삼성SDI가 운용하는 방식으로 지난달 28일 전영현 사장이 내정된 것도 이같은 절차에 따른 결과다.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의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심의회의 신설도 병행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중간 검토 결과와 지배구조 개편안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부회장이 갑작스러운 구속에 지주사 전환 논의는 답보 상태에 빠진 것 같다"며 "실질적인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 논의가 다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종료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