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U 브랜드센터 대학원생들, 인간 아닌 쥐를 타깃으로 한 '애즈 포 랫츠' 캠페인 펼쳐쥐가 인간의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 것인지를 유머러스한 옥외광고로 선봬취업이 어려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주목 받기 위한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시작"광고주의 과제가 터무니없거나, 아무리 작은 광고라도, 큰 영향력 발휘할 수 있어"
  • ▲ 애플 매장 앞 쥐를 위한 삼성 OLED TV 광고. ©AdsforRats
    ▲ 애플 매장 앞 쥐를 위한 삼성 OLED TV 광고. ©AdsforRats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들이 즐비한 미국 뉴욕시 한복판에 인간이 아닌 쥐를 타깃으로 한 초소형 옥외광고(OOH)가 등장했다. 삼성 스마트폰은 쥐를 위한 대형 TV로, 크래프트의 마카로니 & 치즈는 쥐를 위한 구명보트로, 뮤지컬 '캣츠'는 쥐들이 선정한 '올해의 호러 뮤지컬'로 광고판에 실렸고, 이 광고는 쥐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도 동시에 성공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시 전역에 쥐를 대상으로 한 작은 OOH 캠페인이 집행됐다. 삼성 올레드(OLED) TV부터 크래프트(Kraft)의 마카로니 & 치즈, 장난감 총 브랜드 너프(Nerf), 바퀴달린 운동화 힐리스(Heelys), 사무용품 브랜드 스테이플스(Staples), 핑거보드 브랜드 텍덱(TechDeck), 뮤지컬 캣츠(Cats)까지, 초소형 OOH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쥐를 위한 용도로 새롭게 포지셔닝하며 아직 개척되지 않은 소비자층(?)인 쥐들을 공략했다.

    미국 VCU 브랜드센터(VCU Brandcenter) 대학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인 엠마 케렌체바(Emma Kerencheva), 보얀 즐라타르스키(Boyan Zlatarski), 헨리 코페이(Henry Coffey), 칼럼 레이텐버그(Callum Leitenberg), 알렉스 워드(Alex Ward)로 구성된 패러디 에이전시 애즈 포 랫츠(Ad for Rats)가 대행한 것으로, 쥐가 인간의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 것인지를 상상한 아이디어를 광고판에 담았다. 

    광고는 스테이플스사의 고무줄을 피트니스 밴드로, 핑거보드 텍덱을 스케이드 보드로, 크래프트의 마카로니 & 치즈를 구명보트로, 삼성의 OLED 스마트폰을 TV로 사용하는 쥐들의 모습을 미니어처 OOH에 유머러스하면서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애즈 포 랫츠는 뉴욕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쥐 서식지를 알려주는 히트 맵(heat map, 시각 그래프)을 개발해 미니어처 OOH 근처에 배치했으며, 쥐를 위한 광고 답게 쥐들이 가장 자주 출몰하는 쓰레기통 근처와 하수구 근처에서 광고를 집행했다.

    현재 미니 빌보드 10개를 포함해 뉴욕 전역의 가로등과 전기함에 광고 스티커를 부착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더 많은 브랜드 제품을 쥐를 위한 용도로 재구성한 새로운 캠페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애즈 포 랫츠는 '설치류처럼 기민한 광고 접근법(rodential approach to ads)'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로 "광고, 기획, 직접 반응 광고(direct response), 디지털, 디자인, 브랜디드 콘텐츠 분야에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쥐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브랜드를 위한 기회로 전환한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애즈 포 랫츠는 공식 웹사이트와 링크드인 페이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랜드를 위한 광고 대행 서비스 문의도 실제로 받고 있다.
  • ▲ 쥐를 위한 크래프트 '마카로니 & 치즈' 광고. ©AdsforRats
    ▲ 쥐를 위한 크래프트 '마카로니 & 치즈' 광고. ©AdsforRats
    '애즈 포 랫츠' 프로젝트는 취업이 어려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주목을 끌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으로 시작됐다. '애즈 포 랫츠' 구성원들은 처음에 재미로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작은 일이 때로는 사람들에게 더 큰 놀라움을 주고 틀을 깨는 방식의 작업을 통해 능력을 더욱 유연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임했다.

    애즈 포 랫츠의 '최고 치즈 책임자(Chief Cheese Officer)'이자 카피라이터인 보얀 즐라타르스키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진출하고, 광고에 재능있는 인재로 주목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매년 수조 달러가 인간을 위한 광고를 집행하는 데 사용된다. 우리 다섯 명의 학생들이 이에 맞서기는 어렵기 때문에 다른 틈새 시장을 찾아야만 했다"고 애드 포 랫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오는 2063년이 되면 뉴욕시 내 쥐의 숫자가 인구 수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면서 우리의 소비자 경제에 쥐들이 유입되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어쩌면 (쥐를 위한 광고가) 눈에 띄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칼럼 레이텐버그 '최고 쩝쩝 책임자(Chief Chomp Officer)' 겸 카피라이터는 "뉴욕과 같은 거대한 도시에서도 아주 작은 무언가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 쥐를 위한 뮤지컬 '캣츠' 광고. ©AdsforRats
    ▲ 쥐를 위한 뮤지컬 '캣츠' 광고. ©AdsforRats
    애즈 포 랫츠는 사람들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대형 광고판을 무심코 그냥 지나치는 반면, 놀랍게도 작은 광고에는 더욱 큰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를 위해 만든 미니어처 OOH가 역설적으로 인간의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적인 매체가 된 셈이다. 

    헨리 코페이 '최고 찍찍 책임자(Chief Squeak Officer)' 겸 카피라이터는 "거대한 광고가 즐비한 세상에서 작은 것이 지닌 힘을 깨달았다"며 "작은 무언가가 예상 밖의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계속해서 탐구하는 것은 우리가 늘 고민해 온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알렉스 워드 '최고 굴 책임자(Chief Tunnel Officer)' 겸 아트디렉터는 "모든 광고는 실제 쥐 사진과 학생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결합해 제작됐다"며 "쥐가 인간의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의 비율과 상황 등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전했다.

    애즈 포 랫츠는 "광고주의 과제가 터무니없거나 아무리 작은 광고라 해도, 오늘날의 학생들은 충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제작했다"며 "우리는 언제나 작은 존재를 위해 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캠페인은 학생들이 제작한 광고로는 이례적으로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인 애드에이지(Ad Age)에 소개되는 등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글로벌 네트워크 에이전시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취업을 꿈 꾸는 학생들에게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와 전략을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광고제 수상, 인턴십 경험 등과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애즈 포 랫츠 학생들은 자신들이 기획한 광고 아이디어를 실제로 집행함으로써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은 물론, 미리 실무 경험을 쌓으며 업계에 이름을 알리는 크리에이티브한 취업 전략을 선보였다. 
  • ▲ 쥐를 위한 텍덱 '핑거보드' 광고. ©AdsforRats
    ▲ 쥐를 위한 텍덱 '핑거보드' 광고. ©AdsforR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