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회계연도 매출 5조7963억 … 영업손 5464억·순손실 1조원 기록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유동부채 4조2897억 … 점포·인력 구조조정 진행홈플러스 빠진 상권에 장보기 수요 이동 … 이마트·롯데마트 1분기 실적 개선 흐름
  • ▲ 홈플러스 매장 전경 ⓒ뉴시스
    ▲ 홈플러스 매장 전경 ⓒ뉴시스
    홈플러스의 경영난이 대형마트 업계 판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과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재차 확인된 데 이어 유동성 악화와 차입금 부담이 점포 축소로 현실화되면서다. 홈플러스가 빠진 상권의 장보기 수요를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흡수하면서 대형마트 시장은 사실상 이마트·롯데마트 중심의 1·2위 굳히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홈플러스의 2026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 5조7963억원, 영업손실 5464억원, 당기순손실 1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6조992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3142억원에서 더 확대됐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감사인은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 감사절차 제약 등을 이유로 회사의 재무제표에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와 자금조달,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회사의 존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유동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됐다. 홈플러스의 유동자산은 4082억원에 그친 반면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에 달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조8815억원 웃돈 것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04억원으로 전년 말 1393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여기에 장기차입금의 기한이익상실 사유 발생으로 보고기간 종료일 이후 1년 이내 상환이 요구될 수 있는 차입금도 1조6918억원 존재한다.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점포와 인력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만7986명이었던 홈플러스 직원 수는 올해 4월 말 1만5398명으로 줄었다. 올해 1~4월에만 2588명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점포 수도 크게 줄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대형마트 점포는 이마트 157개, 롯데마트 112개, 홈플러스 67개다. 1년 전만 해도 홈플러스는 123개 점포를 운영하며 롯데마트를 앞섰지만 경영난 여파로 37개 점포를 잠정 휴업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 ▲ 경기도에 위치한 한 홈플러스. 국산맥주로 채워진 수입맥주 코너 ⓒ김보라 기자
    ▲ 경기도에 위치한 한 홈플러스. 국산맥주로 채워진 수입맥주 코너 ⓒ김보라 기자
    이렇다보니 홈플러스의 빈자리는 경쟁사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식품과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생활권 기반 업태다. 특정 상권에서 점포가 빠지면 기존 고객은 인근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 온라인 장보기 등 대체 채널을 찾게 된다. 식품 장보기 수요는 목적성이 강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경쟁사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마트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 14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수치로 8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이다.

    롯데마트 역시 매출 1조5256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0.2%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마트가 점포 수 기준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실적까지 개선되면서 홈플러스 이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장보기 수요를 붙잡기 위한 할인 행사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정기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 규모를 키우고 행사 기간과 대상 품목을 확대했다. 롯데마트 역시 통큰데이를 월 1회 정례 행사로 확대하며 신선식품과 생필품 중심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가 최근 37개 점포 폐점을 결정하면서 홈플러스 점포 수는 지난해 상반기 말보다 59개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이마트의 반사이익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