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2배 ETF에 투기성 자금 집중역대급 투자금 몰린 코스피는 9000피까지 돌파코스닥은 대규모 자금 빠져 나가면서 투자 매력 상실당국 ‘코스닥 승강제’·‘퇴출 강화’로 코스닥 키우기 안간힘"하반기나 돼야 코스닥도 주목받을 수 있을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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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랠리로 국내외 증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코스닥 시장이 존재 가치를 잃어가며 이른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전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우량 대형주 중심의 안정적 시장', 코스닥은 '성장주 중심의 고변동성 시장'으로 분류돼 왔지만 코스피의 질주에 코스닥 시장의 매력도가 급격히 추락한 것이다.특히 최근 코스피가 개별주 레버리지 ETF로 변동성마저 흡수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실제 올해 개장 30주년을 맞은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일 785.00에 마감해 700선으로 내려앉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며 지난해 6월 수준으로 회귀한 상태다.◆ ‘삼전·닉스 2배 ETF’가 부른 수급 블랙홀…"비정상의 일상화"코스닥 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스피 대형주로의 극단적인 자금 쏠림이 꼽힌다.특히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2배) 상품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과거 코스닥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던 개인 투자자의 공격적 성향의 자금이 이제는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ETF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우량주라는 안전판에 강력한 변동성까지 장착한 코스피가 시장의 수급을 독식하게 되었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변동성 하나로 버티던 코스닥 시장은 장점을 통째로 빼앗겼다.실제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수급 왜곡 현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8일 기준 코스피의 일일 거래대금이 42조 4650억 원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6조 1440억 원에 그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같은 기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9조 5560억 원)와 SK하이닉스(15조 2560억 원)의 거래대금과 비교해도 초라한 수치다.특히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단 1개 종목의 거래대금과 비견될 정도로 시장이 쪼그라들었다.'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일일 거래대금은 5조 9580억 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장의 손바뀜 규모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바이오' 편중 코스닥, 업종 구성 다변화 필요코스닥 시장이 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진 배경에는 업종 구성의 한계라는 구조적 문제도 자리 잡고 있다.코스닥 시장은 닷컴 버블 이후 바이오 업종을 대거 편입하며 성장해왔다.문제는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바이오가 대표적인 '롱숏(Long-Short) 관계'로 얽혀있다는 점이다.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코스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매수(롱)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바이오 업종에서는 자금이 강제로 이탈(숏)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업종 다변화에 실패한 코스닥이 반도체 독주 시대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8일 기준 각각 1622조 3420억 원, 1479조 5700억 원으로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의 과반(52.30%)을 장악하고 있다.반면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년 만에 최저 수준인 6%대까지 축소됐다.코스피 시가총액이 5930조 4740억 원에 달하는 동안 코스닥은 441조 595억 원에 그쳐 전체 시장 내 비중이 각각 93.07%와 6.92%로 벌어졌다.올해 초만 해도 12.67% 수준이던 코스닥 시총 비중은 5월 초 한 자릿수로 올라선 뒤 수급 고사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당국 ‘코스닥 승강제’ 카드 꺼냈지만…실효성은 ‘글쎄’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코스닥 승강제(리그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1800여 개 코스닥 상장사를 성과와 지배구조 기준에 따라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 등 3개 리그로 강제 분류해 우량 기업에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부실기업은 걸러내겠다는 취지다.이와 함께 시가총액 요건 상향(200억 원) 및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퇴출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 정책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수급이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정책 기조가 '퇴출 압박'에만 먼저 방점이 찍히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가 매수 유인보다 상장폐지 리스크에 따른 회피 심리가 먼저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또한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중 코스닥 비중이 단 3.7%(5조 8000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기관 수급 기반이 취약한 점도 고질적인 한계로 지목된다.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를 대규모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탈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대형 반도체주로 수급 쏠림이 더 심화됐다"고 분석했다.이어 "이익 추정치 역시 코스피는 상향되고 있지만 코스닥은 정체 중이어서 코스닥의 추세적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