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경상흑자 2개 기준 충족…4회 연속 관찰대상국해외주식 자금 유출 730억달러로 급증…외환시장 개방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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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공동취재) 2026.05.13. ⓒ뉴시스
미국 정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했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등 2개 기준에 해당해 4회 연속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한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가 약세를 보인 배경으로 국민연금과 가계·금융기관의 해외주식 투자를 지목했다.24일 정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연방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상품·서비스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을 대상으로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거시경제와 환율정책을 분석한 것이다. 관찰대상국 10개국은 지난 1월 발표된 보고서와 동일하다.미 재무부는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 15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순매수액이 GDP의 2% 이상 등 3개 기준을 적용한다.3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으로 분류하고 2개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이번 평가에서 3개 기준을 모두 충족한 국가는 없었으며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등 2개 기준에 해당했다.이에 따라 한국은 2024년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된 이후 4회 연속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줄곧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가 2023년 11월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2024년 11월 다시 지정됐다.미 재무부는 한국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6.6%로 2024년 5.3%보다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수출이 국내 성장세 둔화를 보완한 가운데 반도체와 기술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증가한 결과다.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자동차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미 재무부는 이 같은 대규모 대외부문 흑자에도 원화가 지속적인 절하 압력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다시 인용하며 원화가 경제 기초여건과 달리 일방적인 약세를 나타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원화 약세를 가중한 주요 요인으로는 국민연금과 국내 금융기관·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꼽혔다.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보유 증가액은 2024년 80억달러에서 지난해 410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들 자산 대부분은 환헤지가 이뤄지지 않아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달러 수요가 원화 가치에 하락 압력을 가한 것으로 분석됐다.비은행 금융기관과 가계의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자금 유출도 2024년 340억달러에서 지난해 73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됐다.미 재무부는 지난해 한국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입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이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급증을 '독특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미 재무부는 한국 외환당국이 원화의 절하 압력 속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시장 개입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했다. 원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달러를 매입한 것이 아니라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보유 달러를 매도했다는 의미다.한국 외환당국은 지난해 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GDP의 약 1.5%에 해당한다. 전체 순매도액 가운데 225억달러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됐다.한국은행의 선물환 순매수 포지션은 2024년 12월 170억달러에서 지난해 5월 310억달러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대부분 소진되면서 지난해 12월 13억달러로 감소했다.국민연금도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활용하고 달러화 자산을 매도해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재무부는 평가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입과 함께 국민연금의 새로운 외환거래 체계와 환헤지 정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한국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 재무부는 한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적정 환율을 찾아가는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중국을 포함한 분석 대상국 가운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없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중국의 환율정책과 외환시장 개입 관행이 주요 교역상대국보다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미 재무부는 향후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확인되면 환율조작국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재정경제부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