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가액비율 1주택 70%·다주택 80%로 인상 검토초고가주택 기준 공시가격 30억원 안팎 유력양도세 장특공제에 첫 '공제 한도' 신설 검토
  • ▲ 실거주 1주택자 보호 및 초고가·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를 저울 구도로 표현한 AI 이미지. ⓒ챗GPT
    ▲ 실거주 1주택자 보호 및 초고가·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를 저울 구도로 표현한 AI 이미지. ⓒ챗GPT
    정부와 여당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초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강화한다'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모두 '주택 수' 중심에서 '가액·거주 여부' 중심으로 과세 체계가 바뀔 전망이다. 

    2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당정은 윤석열 정부에서 60%까지 낮아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주택자 70%, 다주택자 80%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 중 실제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로, 세율을 그대로 둬도 이 비율만 올리면 세 부담이 늘어난다.

    기본공제도 손질 대상이다.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현행 12억원)는 지난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8.67% 오른 점을 감안해 14억원 안팎으로 소폭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기본공제(현행 9억원)는 오히려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효과는 시뮬레이션으로 확인된다. 공시가 35억원 비거주 1주택을 보유한 경우 기본공제가 12억→9억원으로 줄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70%로 오르면 종부세는 946만원에서 1438만원으로 약 52% 늘어난다. 여기에 초고가 주택에 다주택자 수준 중과세율까지 적용되면 1872만원까지 뛴다.

    당정의 최대 쟁점은 '초고가 주택' 기준선이다. 시장에서는 공시가 30억원(시가 40억~50억원대) 안팎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압구정·반포·대치·한남동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가 주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과세 방식도 달라진다. 현재는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으로 나눠 세율을 차등 적용하지만 개편 후에는 과표 12억원(공시가 약 32억원 안팎, 적용 비율에 따라 27억~32억원 사이로 유동적)을 넘으면 주택 수와 무관하게 모두 중과세율 구간에 들어가는 방식이 유력하다. '30억원 아파트 1채'가 '10억원 아파트 3채'보다 세금이 적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현행 합산 최대 80%)도 손질 대상이다. 정부는 보유만 오래 해도 깎아주던 장기보유 공제를 장기'거주'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래 살지 않고 보유만 한 경우엔 공제 혜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 ▲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양도세 장특공제 첫 '캡' 씌운다 … 10억원대 한도 유력

    양도세 개편의 핵심은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다. 현행은 보유 최대 40%, 거주 최대 40%를 더해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준다. 이를 '거주 요건'만으로 최대 80%를 채우는 방식으로 단순화하는 안이 유력하다.

    동시에 처음으로 '공제 한도'를 두는 방안도 검토된다. 지금까지는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공제 한도 없이 최대 80%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일정 금액까지만 공제해주는 캡을 씌우겠다는 것이다. 최대 200억원대 공제 혜택에 따른 '부자 감세' 논란을 감안해 거주 공제 한도는 10억원대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효과는 상당하다. 10억원에 사서 50억원에 판 주택(양도차익 40억원)을 10년 이상 실거주했다고 가정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양도세가 2억4000만원에 그치지만 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정하면 9억3600만원, 15억원으로 정하면 6억8900만원까지 늘어난다. 초고가 주택일수록, 차익이 클수록 부담 증가 폭이 커지는 구조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는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다주택자에게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주는 '퇴로'를 열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미 기존 정책을 믿고 먼저 집을 판 사람보다 혜택이 커지지는 않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강화에 양도세 부담까지 커지면 집을 팔아도, 계속 갖고 있어도 부담이 커지는 '세금의 덫'에 빠질 수 있다"며 "특히 은퇴·고령층은 이사나 다운사이징이 어려워지고, 다주택자도 매도 대신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