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고 이틀 전 "8월로 연기" 문자 통보구체적 일정 미정 … 벌써 3번째 청약 연기내달 1일 견본주택 관람 계획도 일방적 취소사전청약자들 멘붕 … 휴가·가계 일정 꼬여뚜렷한 설명없이 "기다려 달라" … 신뢰 추락
  • ▲ 성남복정2지구 사전청약자들이 LH 서울본부 앞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성남복정2지구 사전청약 피해자 대책위원회 제공.
    ▲ 성남복정2지구 사전청약자들이 LH 서울본부 앞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성남복정2지구 사전청약 피해자 대책위원회 제공.

    5년째 성남복정2지구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을 기다려온 사전청약자들이 모집공고를 불과 이틀 앞두고 다시 연기 통보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7월31일 예정됐던 본청약 공고를 8월로 미뤘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다. 본청약 직후 예정됐던 견본주택 관람까지 취소되면서 당첨자들의 자금·주거·가족계획도 다시 멈춰 섰다.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성남복정2지구 사전청약자 주민단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9일 오후 7시께 사전청약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7월31일 예정됐던 본청약 모집공고를 8월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LH는 사전청약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성남복정2 A1블록 본청약 일정을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먼저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본청약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다시 일정 변경을 안내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며 "공고 일정이 확정되는 즉시 다시 안내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안내문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당초 2026년 7월31일로 안내한 본청약 모집공고를 공공분양주택 공급 기준 변경에 따른 재점검과 추가 검토를 위해 8월로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LH가 밝힌 '공공분양주택 공급 기준 변경'의 구체적인 내용과 본청약 공고일은 불투명한 상태다. 주민단에 따르면 사전청약자들이 LH에 직접 문의한 뒤에야 "8월 셋째 주 이후가 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마저도 확정된 일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복정2 A1블록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일대에 조성되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성남복정2지구 전체 공급 물량은 892가구로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298가구다. A1블록은 2021년 10월 632가구를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당시 추정분양가는 전용면적 55㎡ 5억3840만원, 전용 56㎡ 테라스형 5억5489만원이었다.

    당초 2023년 5월로 예정됐던 본청약은 2026년 7월31일로 3년 넘게 밀린 뒤 또다시 연기됐다. 입주 예정일도 2025년 10월에서 2030년 2월로 늦춰졌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본청약 연기다.

    <뉴데일리 보도>"둘째 계획 미루고, 셋방살이 5년 째 … 사전청약만 믿었는데 4년 뒤 다시 오라네요"

    사전청약자 김모 씨는 "LH는 본청약 일정이 더 늦어지지 않는다고 반복해서 안내했지만 공고 이틀 전 저녁에 문자 한 통으로 연기를 통보했다"며 "이제는 입주 일정이 지켜질 것이라는 설명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본청약에 맞춰 준비했던 견본주택 관람 일정도 직전에 취소됐다. 당초 사전청약자들은 8월1일부터 3일까지 견본주택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주민단은 관람 사흘 전까지도 LH의 안내가 엇갈렸다고 주장했다. 전화 상담 과정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가 다시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으면서 사전청약자와 상담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하철에는 견본주택 광고까지 게재된 상태였다. 일부 당첨자는 방문을 위해 휴가를 내고 자녀 돌봄 일정을 조정했으며,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에게 미취학 자녀를 맡길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

    본청약 연기로 확정 분양가 공개도 다시 미뤄졌다. 확정 분양가가 나와야 계약 여부와 계약금, 대출 등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현재는 공고 시점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성남복정2지구 공급 규모는 사업계획 변경 과정에서 당초 1026가구에서 892가구로 134가구 줄었다. 학교 앞에 계획됐던 2개 동이 설계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주민단은 줄어든 공급 물량과 공사비 상승 등이 향후 확정 분양가에 반영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사전청약자 이모 씨는 "분양가가 나와야 계약할 수 있는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가족과 결정할 수 있는데 모든 계획이 멈췄다"며 "입주할 때면 아이가 중학생이 되는데 그때까지 전셋집을 옮겨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기다림이 길어지는 동안 당첨자들의 가족 구성과 경제 여건도 달라졌다. 사전청약 당시 신혼부부였던 가구들은 자녀를 낳아 생활비와 교육비, 전·월세 부담까지 떠안게 됐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앞으로도 4년가량을 더 기다려야 한다.

    사전청약자 최모 씨는 "2021년 당첨 당시에는 무주택 신혼부부였지만 지금은 두 아이의 부모가 됐다"며 "신혼희망타운을 기다리는 동안 신혼은 끝났고 내 집 마련의 희망은 계약조차 못 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사전청약자들은 아직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지급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본청약이 6개월 이상 늦어진 사업장에는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에서 5%로 낮추고 중도금과 잔금 납부 시점을 조정하는 지원책이 적용된다.

    일부 당첨자들은 반복된 일정 변경과 공고 직전 통보에 반발해 집단행동과 지속적인 민원 제기도 검토하고 있다. 정확한 본청약 일정과 변경된 공급 기준, 확정 분양가 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LH는 "변경된 일정에 따라 본청약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