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팔린 PHEV 3대 중 1대는 中 브랜드, EU 추가 관세 검토현대차·기아 현지 생산 기반 갖춰 가격 경쟁력 기대현대차그룹 2분기 PHEV 판매 41.1%·64.9%↓, 라인업 보강 과제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까지 관세 장벽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 브랜드가 기존 전기차 관세를 피해 PHEV로 유럽 공략을 강화하는데 따른 대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차와 자웅을 겨루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부족한 PHEV 라인업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PHEV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차에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BYD와 체리, 상하이자동차(SAIC) 등 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된다.

    EU는 2024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순수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와 별도로 BYD 17%, 지리자동차 18.8%, SAIC 35.3%의 추가 상계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PHEV에는 기본 관세 10%만 부과한다.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 공략의 무게중심을 PHEV로 옮긴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는 중국 완성차 브랜드가 지난 6월 유럽 PHEV 인도량의 34%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U의 PHEV 신규 등록은 57만773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전체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8.5%에서 올해 9.8%로 1.3%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차·기아로서는 가격 경쟁에서 한숨 돌릴 틈이 생기는 셈이다. 현대차는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 투싼 PHEV를,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스포티지 PHEV를 생산한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PHEV에만 추가 관세가 붙으면 유럽 현지 생산 모델을 앞세워 중국산 차량과의 가격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다만 관세 효과가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PHEV 판매는 약 9600대로 전년 동기보다 41.1% 감소했다. 기아도 약 8000대에 그치며 64.9%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일반 하이브리드 판매가 18만7661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기아도 17만8000대로 61.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배터리 용량이 커 가격이 비싼 데다 충전을 병행해야 연비와 전기 주행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대당 500만원이던 국고보조금까지 폐지되면서 수요가 급감했고, 현대차·기아도 내수 판매를 중단한 뒤 일반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왔다.

    현재 현대차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PHEV는 투싼과 싼타페 2종이며, 기아도 니로와 스포티지, 쏘렌토 등으로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 모두 SUV·크로스오버에 집중돼 있어 중국 브랜드가 내놓는 다양한 차급의 PHEV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폭스바겐과 BMW 등 PHEV 제품군이 넓은 유럽 업체들이 수요 이동을 먼저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관세 반사이익을 실제 판매 확대로 연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유럽 시장에 투입할 PHEV 라인업과 현지 생산 물량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BYD와 체리도 헝가리와 스페인 등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