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상장 규제에 발목, 이달 중 자사주·특별배당 공개 전망2분기 영업익 60조 역대 최대, FCF 300조 시대 자본배분 주목
  •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공시 규제 때문이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급증한 만큼 시장은 규제가 풀리는 8월 초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과 특별배당 등 구체적인 자본배분 방안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 이후 일정 기간 투자설명서에 포함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공개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 신규 공모 상장 기업이 상장 당시 제출한 서류와 다른 중대한 정보를 발표할 경우 미국 증권법상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ADR은 지난달 10일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주말 포함 25일간 관련 제한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 시간 기준 다음 달 4일 밤 이후부터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구체적인 환원 규모나 방식을 공개하지 못했다. 회사는 "시장의 높은 관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방식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연내 시장과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규제 기간 종료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 특별 배당, 정규 배당 확대 등 다양한 주주 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본배분 전략이 기업 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190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76% 수준까지 상승했다. 순현금 규모도 약 69조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일본 키옥시아 지분 매각을 통해 약 60조원 이상의 현금 여력도 확보한 상태다.

    특히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제한적인 공급 환경이 지속되며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AI 메모리 시장은 과거 메모리 사이클과 달리 고객 수요 가시성과 공급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 역시 단순한 성장 정점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안정적인 협력을 통해 수요 예측력과 실적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도 AI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74조원, 425조원으로 유지했으며 2026~2028년 FCF(잉여현금흐름)은 150조원에서 346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향후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미 추가 주주환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전 분기 대비 2원 오른 주당 374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총 배당 규모는 2조4559억8460만원으로 배당금은 오는 8월 지급될 예정이다. 앞서 발표한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것으로 연간 정규배당 총액 9조8000억원 규모를 유지하는 기조다. 

    추가로 삼성전자는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이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별 배당 정책을 곧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메모리 기업들이 이제 '얼마나 벌었는가'를 넘어 '번 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평가 기준에 직면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ADR 규제 이후 내놓을 첫 주주 환원책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과거와 다른 AI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며, 이는 실적 성장률이 아닌 이익창출력과 지속력을 기반으로 평가받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순현금 100조원을 돌파한 뒤 3분기 중 주주환원 책이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