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시장서 1419원 거래 … 작년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한미일 당국, 외환시장 '삼각 공동대응'SK하닉 ADR·월말 달러 매도 물량 겹치며 환율 하방 압력 가중
  • ▲ 31일 서울 시내의 한 환전소에 원·달러 및 엔화 환율 시세가 표시돼있다. ⓒ 연합뉴스
    ▲ 31일 서울 시내의 한 환전소에 원·달러 및 엔화 환율 시세가 표시돼있다. ⓒ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한·미·일 외환당국의 공조 가능성과 국내 달러 공급 우위가 맞물리며 야간 거래에서 1410원대까지 급락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2원 내린 1424.2원에 개장한 뒤 장 초반 1423.9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1419.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급락의 배경으로 한·미·일 외환당국 간 공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밤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은 비슷한 시점부터 가파르게 동반 하락했다. 오후 10시 30분께 162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해 뉴욕 오전 장에서 157엔 아래로 밀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을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간대 한국 외환당국 역시 원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해 원·달러 환율 역시 빠르게 레벨을 낮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당국이 '레이트 체크(rate check·환율 점검)'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한·미·일 공조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레이트 체크는 미 재무부 요청으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주요 은행의 환율 수준과 거래 상황을 점검하는 절차로, 시장에서는 실제 외환시장 개입에 앞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한·일 외환당국이 자국 통화의 과도한 약세에 대한 우려를 공유해 온 만큼 양국이 시장 개입에서도 보조를 맞췄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 7일 한국투자공사(KIC) 도쿄지사 개소식에서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특히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문지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역시 양국의 수시 소통을 언급하며 공조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지난 12일 문 관리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와 회동하면서 시장에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구체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국 개입과 더불어 국내 수급 여건의 변화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외환시장에 유입되며 원화 환전 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더해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까지 출회되면서 뚜렷한 달러 공급 우위 장세가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