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분쟁조정위, 신청인 50명에 현금·쿠팡캐시 지급 결정전체 피해자로 확대하면 최대 3조7550억 … 법적 강제력은 없어1.7조원 이용권·6247억원 과징금 부담 … 조정안 수용 여부 고심
  • ▲ 쿠팡 ⓒ뉴데일리DB
    ▲ 쿠팡 ⓒ뉴데일리DB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쿠팡이 신청인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안을 받았다. 앞서 같은 금액의 조정안을 받은 SK텔레콤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가운데 쿠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쿠팡은 이미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고 6247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도 받은 상태다.

    3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분쟁조정 사건과 관련해 신청인에게 현금 또는 쿠팡캐시 1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소비자 50명은 지난해 12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해커가 상당 기간 정보를 빼내고 일부 고객에게 유출 사실과 관련한 이메일을 직접 보내는 등 실제 악용 가능성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유출 정보에 이름과 이메일, 주소뿐 아니라 배송지와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 내역 등이 포함된 점도 고려했다. 쿠팡은 유출 정보와 범행에 사용된 기기를 회수해 추가 유출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위원회는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본 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정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양측이 모두 수락하면 조정안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쿠팡이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위원회는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를 위한 보상계획서 제출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전체 피해자에게 동일한 보상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약 3755만명에게 10만원씩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보상액은 최대 3조7550억원에 달한다.

    앞서 SK텔레콤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신청인 58명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을 보상하라는 조정안을 받았다. 그러나 유심 무상 교체와 고객감사패키지, 정보보호 투자 등 자발적인 사고 수습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1인당 30만원 배상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 ▲ 쿠팡 구의 오피스 ⓒ쿠팡
    ▲ 쿠팡 구의 오피스 ⓒ쿠팡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3370만개 계정에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다. 액면총액 기준 1조6850억원 규모다. 구매이용권 발행과 물류망의 일시적 비효율 등은 올해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쿠팡Inc는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K텔레콤에 부과된 과징금 1348억원의 4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정과 별도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추가 조정 결과에 따라 쿠팡의 배상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대규모 보상을 시행한 기업에 일률적인 기준으로 추가 배상을 요구하면 향후 기업들의 선제적인 피해 구제 조치가 위축될 수 있다"며 "과징금과 기존 보상에 추가 배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쿠팡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