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비용 무형자산 처리해 영업익 공시 … 감사 후 적자로 정정4년 연속 영업손실 드러나 관리종목 지정 … 이틀새 3만3850→1만9700원대법 '투자판단 중요사항인 영업익 거짓 기재' … 회사-前 경영진 책임테마주 열기 진정 등 다른 요인 고려 … 인정 손해액 30%로 제한
  • ▲ 차바이오컴플렉스 연구소. 차바이오텍 제공. ⓒ연합뉴스
    ▲ 차바이오컴플렉스 연구소. 차바이오텍 제공. ⓒ연합뉴스
    차바이오텍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을 낸 것처럼 공시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본 소액주주들에게 약 12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은 영업이익이 투자판단에 중요한 정보인 만큼 이를 거짓으로 기재한 회사와 당시 경영진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차바이오텍 주주 12명이 회사와 전 대표이사, 공시업무 담당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 측은 주주들이 입은 것으로 인정된 손해액 39억8432만원의 30%인 총 11억9527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주주별 배상액은 최저 988만원에서 최대 4억7265만원이다.

    소송의 발단은 차바이오텍이 2017년 공시한 반기보고서와 3분기보고서였다. 차바이오텍은 신약개발과정에서 임상 1상 단계부터 지출한 일부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계상했다. 이를 토대로 반기와 3분기에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공시했다.

    차바이오텍은 2018년 2월 발표한 잠정실적에서도 2017년 12억9874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차바이오텍의 연구개발비 자산화가 무형자산 인식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반영하면 차바이오텍은 2017년 8억817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기업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2018년 3월23일 차바이오텍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관리종목 지정 전날 3만3850원이던 차바이오텍 주가는 지정 당일 하한가인 2만3700원으로 떨어졌다. 주말을 지난 3월26일에는 1만9700원까지 내려가 2거래일 만에 41.8% 하락했다.

    주주들은 차바이오텍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반기·분기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매수했지만, 이후 거짓 기재가 드러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손실을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차바이오텍 측은 당시 회계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했으며 고의로 허위공시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가 개발비 자산화에 필요한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미래 경제적 이익 창출 가능성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반기보고서와 분기보고서의 영업이익은 회사의 사업실적을 직접 보여주는 지표로, 투자판단이나 의사결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이라면서 차바이오텍과 당시 경영진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2심도 차바이오텍이 기업회계기준에서 허용하는 합리적·객관적 범위를 넘어 무형자산을 과대 계상해 영업이익과 손실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차바이오텍이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주가 하락에 허위공시 외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차바이오텍 주가가 2017년 말 줄기세포 테마주 열풍으로 급등한 뒤 투자 열기가 진정된 점과 당시 주식시장 및 제약·바이오업계의 변화 등을 고려해 배상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30%로 제한했다.

    주주들과 차바이오텍 측은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양측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