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에이셔널, 과도한 레버리지가 AI·반도체 급락 촉발AI 투자 스타 레오폴드 아셴브레너 마진콜에 핵심 자산 통매각시타델, 약 160억달러 규모 포트폴리오 통매입 추가 투매 차단코스피 18% 급등 … 삼성전자·SK하이닉스 30% 가까이 반등증권가 "글로벌 반도체 디레버리징 후반부 진입" 분석
  • ▲ ⓒ연합뉴스. AP
    ▲ ⓒ연합뉴스. AP
    7월 글로벌 반도체주 폭락의 배경에 미국 인공지능(AI) 헤지펀드들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대규모 강제청산이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마진콜에 몰린 AI 전문 헤지펀드가 핵심 자산을 처분한 뒤 디레버리징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주도주의 수급 왜곡도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도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AI 전문 헤지펀드의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자산 매각이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레버리지 펀드들의 강제 매도 물량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향후 주도주의 수급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AI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전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있다. 그는 AI 전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를 설립해 공격적인 AI 투자로 올해 상반기에만 43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은행들로부터 자기자본의 수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AI 종목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던 전략은 AI 주가 급락과 함께 한계를 드러냈다. 브로드컴과 인텔, 코어위브 등 주요 AI 종목이 급락하자 프라임브로커들이 잇달아 추가 담보를 요구했고, 결국 펀드는 투자자 증자 대신 핵심 상장주 대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했다.

    당초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산을 분산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전략을 변경했다. 이후 헤지펀드 시타델과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약 16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뉴욕 증시 개장 직전 일괄 매각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이 거래를 중개했으며, 시타델은 프라임브로커들이 자금을 댄 레버리지 포지션까지 함께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AI 주식 투매를 진정시키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타델이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인수하면서 추가 강제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나스닥100지수는 이후 3%대 반등에 성공하며 투자심리도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례는 AI 산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평가받던 투자자조차 과도한 레버리지와 시장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과 별개로 높은 차입을 활용한 집중 투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연이어 폭락하던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18%라는 역대급 급등세를 연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30% 가까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헤지펀드 청산이 국내 반도체주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오폴드는 최근 연이은 주가 조정으로 마진콜 압력을 받았고, 헤지펀드 시타델이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반도체주 급락에는 레버리지 펀드들의 손실에 따른 강제 매도 물량 압박이 존재했지만, 레오폴드 펀드의 청산으로 디레버리징 작업이 후반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의 디레버리징 확산으로 인한 주도주의 주가 및 수급 왜곡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지난 이틀 동안 확인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등의 CAPEX 확대 기조와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 확인된 가격과 비트 출하량 동반 증가, 2027년까지 수급 격차 확대, 주주환원 강화 등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들의 반도체 디레버리징 종료 가능성과 주가의 과도한 낙폭을 고려하면 상방 재료가 우위에 있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