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락률 34%로 역대 최고치 경신 후 마지막 거래일 18% 반등AI·반도체 고점 우려 반영… 빅테크 CAPEX 확대 소식에 투심 기지개증권가 "8월 점진적 상승" 목소리 … 잭슨홀 미팅·엔비디아 실적이 변수
  • ▲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연합뉴스
    ▲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연합뉴스
    코스피가 7월 마지막 거래일 사상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6500선을 회복했다. 증권가는 악재가 일부 해소되면서 8월에는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 대비 17.91%(1001.89포인트) 오른 6595.45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 상승폭이다. 삼성전자(26.81%)와 SK하이닉스(29.95%)가 상한가에 근접할 만큼 폭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직전까지는 폭락의 연속이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7월 한 달 코스피는 22.19% 급락해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101.14% 급등하며 상승률 세계 1위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이다. 

    마지막 거래일을 뺀 1~30일 하락률은 34.01%로, 외환위기였던 1997년 10월(-27.25%)과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23.13%) 당시의 수치를 넘어섰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484조원 줄었다.

    시장 안전장치도 계속해서 작동했다. 거래를 20분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는 지난달에만 네 차례 발동됐다. 역대 15번 발동됐는데, 4분의 1이 한 달 새 몰린 것이다. 28일과 2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이틀 연속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7월 한 달간 15회 발동됐으며, 이 중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각각 6회, 9회였다. 올해 발동된 44회의 34.09%가 7월에 집중됐다.

    이런 급락은 AI와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커진 탓이다. 

    메타발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에 메모리 수출단가 상승폭 축소, 장기공급계약(LTA) 논란이 겹쳤고, 엔비디아의 오픈AI 지급보증과 대규모 투자 소식에 AI 업계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과 중국의 액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제조 등 'AI 굴기' 소식은 국내 반도체 점유율 축소 우려로 이어졌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유가 및 금리 상승,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쏠림도 변동성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달 21.41%, SK하이닉스는 35.17% 내렸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락 요인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상승 경계심을 꼽았다. 그는 AI 기업의 긍정적 실적에도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업황 개선 속도와 과거 IT 버블 붕괴에 대한 기시감이 신뢰를 저해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도체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아진 쏠림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급 충격 등 한국 증시 고유 요인도 변동성에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 31일 반등의 조짐이 보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시작으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AI 투자로 자본지출(CAPEX)을 확대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부 불식했다. 차입으로 거액을 운용하던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마진콜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한 점도 단기 바닥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증권가는 지난달 낙폭이 컸던 만큼 8월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6월식 급등 대신 저점을 확인하며 오르는 계단식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종식되지 않은 미국·이란 전쟁, 꿈틀대는 미국 장기금리, 잭슨홀 미팅,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남은 실적 발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되는 전쟁에 시장금리가 반등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74%를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이 결정이 오히려 '채권 자경단'을 자극해 국채 투매를 유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오는 28~29일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Fed 의장이 내놓을 발언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이벤트로 지목된다.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의 전력당 토큰 처리량 개선 언급 여부가 관전 포인트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샌디스크·AMD 등의 실적도 이달 공개되며, 1430원대로 내려온 원/달러 환율 흐름도 수급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레벨이 분기별로 내년까지 계단식으로 높아진다는 점에서 주가는 증가율보다 이익 레벨을 보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가 5150선을 최악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6350선까지의 기간 조정 국면에서 계단식 저점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700은 200일 선이 놓인 스트레스 기준 선이고, 6500∼6600은 적정 가치 밴드 재진입 선이며 7200 안팎은 20일 선이 놓인 첫 저항"이라며 "월중 경로는 실적과 수급 이벤트에 따라 이 세 선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