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에 ‘할 일(To Do)’, ‘일본 엔(JPY) 매입 50억~100억달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에 ‘할 일(To Do)’, ‘일본 엔(JPY) 매입 50억~100억달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가 지난 금요일 5%대의 급락세를 보인데 이어 엔화 가치 부양을 위한 미국과 일본의 '공조 작전'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충격이 3일 한국 시장에 닥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상 최대의 폭등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로서는 자칫 '블랙 먼데이'의 악몽이 다시 한번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과 조선일보·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30일 외환시장 개입에 착수, 589억 달러에 이르는 엔화를 사들인 이후 엔화 가치가 장중 3.3%까지 뛴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은행까지 가세하면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57엔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개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으로, 164엔대까지 밀리면서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엔화 환율은 일단 수직 상승세를 멈췄다. 

    엔화 환율이 급격하게 급변동하면서 시장에서는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엔캐리 청산의 악몽이 다시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엔캐리 청산 쇼크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저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면서 발생하는 시장 충격을 말하는데, 2024년 여름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보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엔화 액세에 베팅해 해외에 투자한 규모는 95억 달러 가량으로, 이들은 대부분 미국 나스닥 기술주 등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면 조달 비용 급증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 자산을 청산해서 빚을 갚아야 한다. 과거의 경우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이들 엔 캐리 자금은 한국 금융 시장에도 상당 규모 투자를 했었다. 

  •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의 사진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에 ‘할 일(To Do)’, ‘일본 엔(JPY) 매입 50억~100억달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했으며,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집행됐다.

    관심은 이같은 상황들이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251.68포인트(p)(1.00%) 오른 2만5373.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2.06p(0.70%) 상승한 7489.72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76.97p(0.53%) 오른 52485.03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수백억달러를 투입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사업 호조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 불안을 완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아마존은 전날 실적발표에서 클라우드 사업인 AWS의 성장세에 힘입어 분기 매출이 2000억 달러를 첫 돌파해 주가가 15.3% 급등했다. 

    아마존보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한 MS도 클라우드 사업 부문 분기 매출이 2022년 초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전날 주가가 15% 급등한데 이어 3.0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최근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p(0.07%) 오르는 데 그치며 사실상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5.9% 급락했고 SK하이닉스 미주식예탁증서(ADR)는 3.54% 하락했다. AMD(-1.9%), ASML(-1.4%), 인텔(-1.02%)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AI 반도체 열풍에 주가가 단기간에 오르면서 일부 투주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 증시로서는 간신히 광폭 반등세에 성공한 상황에서 마이크론 주가 급락과 엔캐리 청산 쇼크 우려가 불거질 경우 또 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맞이할 수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함에 따라 시장에는 다소 안도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결국 8월 주식시장은 3일 첫 개장일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