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12월 31일 본격 시행‘10% 또는 1000명 이상’ 가입 시 공적 대표성 부여… 거부 시 시정명령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의 10%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가맹점주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 등록하고 가맹본부와 거래조건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등록단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이에 응해야 하며 협의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3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도 오는 24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은 지난해 12월 개정돼 오는 12월31일 시행되는 가맹사업법의 후속 조치다. 개정법에 따라 도입되는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등록 점주단체에 대한 가맹본부의 협의 의무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등록 요건과 절차, 협의 기준 등을 구체화했다.

    개정 가맹사업법은 지난해 9월 발표된 '가맹점주 권익강화 종합대책' 및 국정과제와 연계해 추진됐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힘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점주가 거래조건을 놓고 본부와 실질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행법상 가맹점주가 단체를 구성할 수 있지만 단체의 대표성을 둘러싼 이견으로 가맹본부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점주단체를 공정위에 등록하도록 해 공적 대표성을 부여하고 가맹본부가 등록단체와 의무적으로 협의하도록 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같은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전체 가맹점주 가운데 10%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점주단체는 공정위에 단체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가입 비율을 10%로 낮게 설정한 점을 고려해 가입자 수가 최소 30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하한을 뒀다.

    공정위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점주단체의 브랜드별 가입률과 운영 실태를 고려해 등록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 측이 요구해온 등록 요건 완화를 반영하면서도 소규모 가맹본부의 부담과 점주단체의 대표성 문제를 함께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점주단체 등록 및 변경등록 업무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담당한다. 점주단체는 등록신청서를 조정원에 제출해야 하며 등록사항이 바뀌면 정해진 기한 안에 변경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단체의 명칭과 목적, 사무소 소재지, 대표자에 관한 사항이 변경되면 30일 이내에 변경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구성원의 자격이나 명부가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이 발생한 분기가 끝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등록기관이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과 등록증 교부 기한도 담겼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한 점주단체에 대한 등록 취소 기준도 구체화했다. 가맹점주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위조·변조된 서류를 제출해 등록한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특정 단체 가입을 부당하게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등 가맹점주의 자율적인 단체 구성권을 침해한 상태에서 단체가 등록된 경우도 취소 사유에 포함된다. 가맹본부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점주단체를 인위적으로 구성해 등록제도를 악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등록 점주단체와 가맹본부 간 협의 절차도 마련됐다. 등록단체는 서면 등의 방법으로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청해야 한다. 요청받은 가맹본부에는 회의록 작성과 협의 결과 통보 의무가 부과된다.

    협의에는 협의 시점에 가맹본부에 소속된 임직원과 등록단체의 구성원이 참석할 수 있다. 양측 당사자를 적법하게 대리하는 사람의 참석도 허용된다. 가맹본부는 하나의 브랜드에 복수의 등록단체가 있는 경우 다른 등록단체에도 협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 단체마다 서로 다른 거래조건을 요구해 브랜드 운영의 통일성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다.

    등록단체의 가입 비율이 전체 가맹점주의 30% 미만이면 미가입 점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등록단체는 협의 주제와 이에 대한 단체의 의견, 의견 제출 방법 등을 미가입 점주에게 공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맹본부에 연락처 제공이나 공지 전달 등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대표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체가 전체 점주의 의사와 다른 요구를 제시할 수 있다는 가맹본부 측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등록 기준은 10%로 낮춰 점주단체의 협의 기회를 넓히되 실제 협의 과정에서는 미가입 점주의 의견까지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반복적인 협의 요청을 제한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가맹본부와 협의를 마친 등록단체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180일 동안 다시 협의를 요청할 수 없다.

    별개의 협의 주제에 대해서도 협의 종료 후 60일 동안 새로운 협의를 요청할 수 없다. 전체 가맹점 수가 100개 미만인 가맹본부에는 이 기간이 90일로 늘어난다. 점주단체가 여러 안건을 하나의 협의 절차에 함께 상정하도록 유도하고 영세 가맹본부가 잦은 협의 요청으로 과도한 부담을 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가맹점주와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면담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가맹점주 측은 등록 요건을 완화해 실질적인 협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가맹본부 측은 점주단체 난립과 무분별한 협의 요청으로 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접수되는 의견을 검토한 뒤 연내 시행령 개정과 고시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정 가맹사업법은 오는 12월 31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