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반전세 강남권 넘어 서울 전역 확산대출규제 쎄지자 울며겨자먹기 월세 인상보증금 2억에 월 330만원 … 월급 탕진 수준월세 거래 전세 압도 … 3달 새 격차 17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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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증금 2억원을 맡기고도 매달 3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야 하는 '고액 반전세'가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같은 단지와 면적, 동일한 보증금 조건에서도 월세가 반년 새 최대 90만원 치솟았다. 전세보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반전세를 택한 세입자들이 수억원대 목돈과 고액 월세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9716건으로 전세 거래 8000건보다 1716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 비중은 전체 전월세 거래의 54.8%를 차지했다.

    전세와 월세 거래량 차이도 빠르게 벌어졌다. 지난 3월만 해도 전세와 월세의 거래량 격차는 100건 안팎에 불과했지만, 6월에는 1716건으로 약 17배 확대됐다. 석 달 만에 임대차시장의 무게중심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월세 거래가 전세를 100건 안팎 웃돌았지만 6월에는 격차가 1716건으로 약 17배 확대됐다. 석 달 만에 전세보다 월세 계약이 많은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고액 월세는 강남권을 넘어 서울 외곽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월 300만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36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었다. 동대문구는 18건에서 48건, 은평구는 5건에서 15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한 건도 없었던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올해 7건의 고액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면적 59.99㎡는 지난해 12월 보증금 2억원·월세 130만원에 신규 계약됐으나, 지난 6월에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 220만원으로 거래됐다. 동일 면적의 월세 부담이 반년 만에 90만원 늘어난 것이다.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도 지난 2월 보증금 2억원·월세 260만원에서, 7월 330만원으로 뛰었다. 5개월 사이 월세가 70만원 오른 데 이어 현재 같은 보증금 조건의 호가도 34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포레나노원 세입자가 추가로 부담하는 월세는 연간 1080만원에 달한다. 보라매SK뷰의 월세 330만원도 1년이면 3960만원이다. 보증금 2억원이 별도로 묶이는 점을 고려하면 반전세를 선택해도 세입자의 현금 부담이 크게 줄지 않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도 160만원에 가까워졌다.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9만2000원으로 지난해 6월 142만2000원보다 17만원 올랐다. 1년 사이 12.0% 상승한 수준이다.

    전세로 남으려면 더 많은 목돈이 필요하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458만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7억원을 넘어섰다. 평균 전셋값 상승과 대출 문턱이 겹치면서 부족한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계약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임대차시장에 새로 나오는 아파트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22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9420가구보다 58.4% 감소했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줄면서 전세와 월세 매물의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는 매매와 전세 양쪽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받는 신규 전세대출의 이자 상환분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무주택자 전세대출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담보인정비율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집을 사지 못한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남아 있다.

    보유세 강화도 월세시장의 추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높이고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최대 80%를 적용하는 한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편안이 거론된다.

    개편안이 현실화하면 집주인의 늘어난 보유 비용이 신규·갱신계약의 월세에 반영돼 세입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대출 문턱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세입자는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더 내는 계약으로 밀리고 있다"며 "보유세가 오르면 집주인이 늘어난 비용을 신규·갱신계약 월세에 반영할 수 있어 세입자의 월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