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시범운영, 공개모집·비교평가 없이 '디텍트' 단독 투입업계 "참여 기회조차 없었다" … 국토부 "공고 절차 없었다" 인정편향된 성능 기준 논란 겹쳐 … "한서대-디텍트 자체 연구용 시범운용"인천공항 입찰만 95억 … "특정 장비 시범운용, 향후 입찰서 특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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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무안국제공항에서 시범운용 중인 디텍트 조류탐지레이더 장비
정부가 무안국제공항에서 조류탐지레이더 시범운용을 진행하면서 별도의 공개모집이나 복수 장비 간 비교평가 없이 특정 해외 제작사의 제품만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범운용이 향후 수백억원대를 웃도는 전국 공항 입찰의 표준이 될 수 있는 만큼, 시범장비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3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무안공항에서 미국 디텍트(DeTect)사의 조류탐지레이더를 시범운용하고 있다. 해당 장비는 공개 공고나 제안서 평가를 거쳐 선정한 것이 아니라 한서대학교가 기존에 운용하던 장비를 무안공항으로 옮겨 설치한 것이다.국토부는 지난해 4월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통해 조류탐지레이더와 열화상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전국 공항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2·29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무안공항에서 레이더를 우선적으로 시범운용하고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전국 공항으로 순차 확대한다는 구상이다.이에 따른 조류탐지레이더의 향후 시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6월 공고한 '조류탐지시설 구축사업'의 추정금액은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95억3656만원인데, 전국 공항으로 도입이 확대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르게 된다.설치 이후 유지관리와 소프트웨어 고도화 비용까지 고려하면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조류탐지레이더는 장기간 운용하는 장비인 데다 관제·현장 대응체계와 연동해야 한다. 초기 시범운용 결과와 기술규격이 후속 발주의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서 첫 장비의 선정 과정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그러나 무안공항 시범운용 과정에서는 다른 국내외 제작사에 참여 의사를 묻거나 복수 제품의 탐지 성능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는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디텍트사 장비를 당시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조류탐지레이더로 판단했다"면서도 "공고를 통해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정부 연구를 수행하고 특정 제작사와 협력관계를 맺은 기관의 장비만 무안공항에서 운용된 만큼 다른 제작사에도 참여 기회를 제공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안공항 시범운용 계획 자체를 알지 못해 참여 의사를 제출할 기회도 없었다"며 "복수의 검증된 장비를 같은 환경에서 비교해야 국내 공항에 적합한 기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디텍트는 최근 국내 조류탐지레이더 규격 마련 과정에서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앞서 국토부 연구용역을 맡은 한서대는 2024년 디텍트와 MOU를 체결했는데, 이 연구에서 제시된 '최대운영풍속 40m/s' 조건은 경쟁사 회전형 제품의 입찰 참여를 사실상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더구나 이번 시범운용이 정부의 공식 실증사업이나 공개된 장비 도입 절차가 아니라, 한서대가 자체 연구를 위해 디텍트 장비를 운용하는 사업이라는 점도 향후 논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공시설인 무안공항이 특정 기관·장비의 시험장으로 제공돼 연구 성과의 귀속 주체가 한서대와 디텍트가 되는 구조인 셈이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도 해당 연구를 참고해 도움이 된다"면서도 "해당 연구는 한서대에서 하는 자체적 연구"라고 설명했다.민간 전문가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던 국토부의 항공안전 혁신 기조와 달리, 향후 조류탐지레이더의 입찰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시범운용은 의견수렴 대상과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책을 마련하는 상황일수록 원칙에 따라 투명한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특정 장비를 시범운용한 뒤 이를 향후 입찰 기준으로 참고할 경우 참여 업체가 우선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업체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