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파트너 참여 … 2030년까지 5년간 공식 파트너십 체결정용진 회장 직접 협의 진두지휘 … 문화 예술 경영 확대신세계, 예술을 미래 경쟁력으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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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그룹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품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문화·예술 경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피아노 앞에 앉아 학생과 즉석 협연을 펼쳤던 그는 이제 문화와 예술을 신세계의 미래 경쟁력으로 키우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9월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6’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가한다. 올해뿐 아니라 2030년까지 5년간 파트너십을 이어간다. 신세계는 2022년 프리즈 서울 첫 해부터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정 회장이 협의 전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신세계그룹의 핵심 자산이자 경쟁력”이라며 “프리즈 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리테일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신세계만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는 2010년 광주신세계 개점 기념행사에서 시각장애 학생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끝난 뒤 무대에 올라 예정에 없던 즉석 협연을 펼쳐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공연 이후에는 해당 학생의 음악 활동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정용진 당시 신세계 부회장이 2010년 열린 광주신세계 개점 15주년 기념식에서 시각장애 어린이 유지민 양과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 정용진 당시 신세계 부회장이 2010년 열린 광주신세계 개점 15주년 기념식에서 시각장애 어린이 유지민 양과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피아노 앞에서 보여줬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시간이 흐르며 신세계의 경영 전략으로 이어졌다.

    다만 신세계의 문화·예술 행보가 정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1963년 국내 유통업계 최초의 미술 전문 공간인 ‘신세계갤러리’를 개관하며 백화점과 예술의 접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어온 문화·예술 기반은 신세계만의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정 회장은 이 같은 문화·예술 기반에 고객 경험이라는 새로운 색을 입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문을 연 ‘별마당도서관’이다. 신세계는 당시 스타필드 코엑스몰 중심부에 약 60억원을 투입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도서관을 조성했다. 매년 운영비만 5억원 이상이 들어가고 직접적인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과감하게 문화공간 조성에 나섰다.

    이는 쇼핑몰을 단순히 물건을 사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책과 공연, 강연, 전시를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함이다. 당시만 해도 “쇼핑몰 한복판에 도서관이 왜 필요하냐”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별마당도서관은 현재 누적 방문객 1억명을 넘기며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 콘텐츠가 고객을 모으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 ▲ 스타필드 운정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신세계그룹
    ▲ 스타필드 운정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신세계그룹
    신세계는 이후에도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열린아트공모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히든 아트 투어’ 등을 운영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했다. 예술을 사회공헌 활동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고객 경험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콘텐츠로 발전시켜 온 셈이다.

    이번 프리즈 서울 헤드라인 파트너십은 이러한 문화·예술 행보를 세계 무대로 확장하는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프리즈 서울은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2022년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서울을 선택하며 시작한 행사다. 올해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25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가하며, 이 가운데 70%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50개 이상의 갤러리가 서울에 상설 공간을 운영하는 등 서울은 글로벌 미술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리즈 서울 개최 이후 글로벌 갤러리들의 서울 진출과 한국 작가들의 해외 활동이 확대되면서 서울이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프리즈 서울 2025의 경우, 주요 미술관에서 봄에 개최됐던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이 곧바로 프리즈에서 거래되는 등 전시와 시장이 거의 실시간으로 맞물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프리즈 측 역시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문화 중심지 중 하나”로 평가하며 한국의 작가와 갤러리, 미술기관을 국제 미술계와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적인 아트페어를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용 라운지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신세계가 오랫동안 쌓아온 문화·예술 자산 위에 정 회장이 고객 경험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며, 이를 세계 무대로 확장하려는 관심이자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