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DB하이텍·한미반도체 등 IT·소부장에 자금 유입KODEX200·레버리지 매수 … 낙폭 과대 따른 반등 기대현대차·기아·로템·모비스 등 자동차 대표주도 대거 담아미래에셋·삼성생명·신세계·삼양식품 등 저평가·실적주 선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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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로이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8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정보기술(IT)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종목은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전반에서는 자금을 회수하면서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업종과 수출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국내 주식을 8조8000억원 순매도했다. 전월 57조5000억원 순매도와 비교하면 자금 유출 규모는 크게 줄었다.

    채권시장에서는 8000억원을 순투자하며 자금 유입 기조를 이어갔지만, 역시 전월 4조5000억원 순투자에 비해서는 유입 폭이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의 리밸런싱 압력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기업 경쟁력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서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 역시 재정거래 유인이 감소하고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IT와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수출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이노텍으로 80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카메라 모듈의 핵심 공급업체로,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와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고사양 카메라 채택이 늘어나면서 수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5332억원)이었다. 개별 종목보다 지수 ETF를 대거 담은 것은 국내 증시 전반의 낙폭이 커진 만큼 지수 반등 가능성에도 베팅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우(4086억원) 역시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가격 부담이 낮고 배당 매력이 높아 외국인들이 장기 투자 목적으로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것도 저가 매수세를 자극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DB하이텍(3434억원)과 한미반도체(3161억원)도 대규모 순매수가 유입됐다. DB하이텍은 전력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 성숙 공정(레거시) 파운드리 업황 회복 기대가 반영됐고,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TC본더 장비를 공급하는 대표 AI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AI 투자 둔화 우려에도 장기적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매수세도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현대로템(2537억원), 현대차(2357억원), 기아(2053억원), 현대모비스(1890억원), 현대글로비스(1181억원)를 대거 순매수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수출 확대와 철도 사업 성장 기대가 동시에 반영됐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역시 그룹 차원의 전동화와 물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혜 기대가 반영됐다.

    금융주와 소비재도 일부 담았다. 미래에셋증권(2271억원), 삼성생명(1752억원)은 저평가 매력과 주주환원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1960억원), 현대백화점(1187억원)는 소비 회복 기대감이, 삼양식품(1054억원)은 해외 수출 호조와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이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KODEX 레버리지(1969억원)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동시에, TIGER 미국나스닥100(1328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419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1619억원) 등을 사들이며 미국 AI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계속 늘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카카오(1159억원), POSCO홀딩스(1158억원), HMM(1232억원), SK이터닉스(101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03억원) 등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AI와 반도체, 자동차, 방산 등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업종은 오히려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단순한 저가 매수라기보다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별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