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은 실거주 손질, 주택연금은 개편 대상서 제외공시가 14억·주택가격 12억 … 엇갈린 실거주 기준미국은 보증한도 상향·영국은 시장 확대, 해외는 주택가격 반영세제는 현실화, 노후금융은 제자리 … 고령층 정책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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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종부세를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했지만, 주택연금은 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제와 금융제도가 서로 다른 기준을 유지하면서 고령 1주택자의 노후자산 활용에도 제도 간 간극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4억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주택연금은 주택가격 12억원 이하를 가입 기준으로 유지했다. 세제는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됐지만 노후금융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서 정책 간 정합성 논란이 새롭게 불거졌다.실거주를 전제로 한 세제 혜택은 확대됐지만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공적 금융상품은 기존 문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구조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담을 조정하고,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동일한 주택이라도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세제와 노후금융 사이에 사실상의 정책 격차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금융당국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 추이와 주택시장 여건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며 "현 단계에서 주택연금 가입 기준 조정을 전제로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관련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면 보유 주택을 담보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공적 노후금융 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가입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가입 상한은 2023년 주택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됐다. 당시 정부는 집값 상승으로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고령층을 다시 제도권으로 포함하기 위해 기준을 조정했고, 약 14만가구가 새롭게 가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했다.하지만 이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가입 기준을 다시 현실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꾸준히 이어졌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종부세는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됐지만 주택연금은 개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정책 간 시차가 다시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해외에서는 주택가격 변화를 제도에 반영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연방주택청(FHA)이 보증하는 역모기지인 HECM(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의 최대 보증한도를 올해 124만 9125달러까지 상향하며 주택가격 상승분을 제도에 반영했다. 영국도 민간 에쿼티릴리스(Equity Release) 시장을 중심으로 고령층의 주택자산을 노후소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과 공급이 시장 여건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다만 종부세와 주택연금은 정책 목적과 운용 방식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종부세는 보유세 부담을 조정하는 세제이고, 주택연금은 국가가 장기간 지급을 보증하는 금융상품이다. 가입 기준을 높일 경우 추가 가입 규모와 월 지급액, 주택가격 변동 위험, 주택연금 보증계정의 재무 부담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세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금융권에서는 실거주 중심 정책을 강화하는 만큼 노후금융 역시 시장 현실에 맞는지 함께 점검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종부세와 주택연금은 제도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 고령 1주택자의 자산 활용과 직결되는 정책"이라며 "실거주 중심 정책이 세제에서 금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자산은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의 선택지는 계속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