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호' 글로벌 M&A로 키운 한화 금융 영토부회장 승진…한화 금융 책임경영 본격화보험 넘어 은행·증권까지…종합금융 청사진
  • ▲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한화생명
    ▲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한화생명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한화그룹 금융부문을 맡아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구축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해외 사업 확대와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자본건전성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과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일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같은 날 장남 김동관 수석부회장과 삼남 김동선 사장도 각각 승진하며 오너 3형제의 역할 분담이 한층 명확해졌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을, 김동선 사장은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분야를 맡고 있다. 

    김동원 부회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의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김 부회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 예일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과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를 거쳐 2023년 최고글로벌책임자(CGO) 겸 사장에 올랐으며,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생명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한화 금융의 글로벌 영토를 넓혀왔다. 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인수를 시작으로 2025년에는 노부은행 지분 40%를 확보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2025년에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했다. 벨로시티는 청산·결제 역량을 갖춘 뉴욕 기반 증권사로, 한화생명은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상품 소싱과 판매, 투자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의 수익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 보험 부문은 210억원, 비보험 부문은 2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과 노부은행, 넥서스 클리어링이 모두 흑자를 냈다. 이에 힘입어 한화생명의 연결 순이익은 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다만 디지털 금융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도 남겼다. 김 부회장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 시절 설립을 주도한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한 끝에 지난해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됐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신사업 투자 역시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 종합금융 퍼즐 맞추는 김동원 … 건전성·주주환원 '이중 과제'

    김 부회장의 첫 과제는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현재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 체결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이 나란히 최고경영자(CEO)를 연임시키며 경영 연속성을 확보한 만큼, 인수 이후 조직 안정화와 사업 시너지 창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거래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며, 한화생명의 자본 부담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인수 이후 자본건전성 유지를 위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162.1%로 반등했지만 생보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2025년 말 58.09%로 권고 기준인 80%를 밑돌고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50%에도 근접해 자본의 질 부담이 크다. 킥스 비율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완화 기준인 170%에 못 미치면서 준비금을 전액 적립해야 해 배당 재개에도 제약이 이어지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 등을 이유로 2024년부터 현금배당을 중단했고 자사주 소각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자 한화생명 소액주주들은 "배당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보다 외형 확장에 치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라는 성과를 거둔 김 부회장이 이제는 외형 확장을 넘어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주주가치 제고까지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부회장 승진으로 커진 책임만큼 한화 금융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