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개편에 서울 주요 단지 보유세 50% 이상 급증반복되는 '대출절벽'…현금 없는 고령층, 세금 마련 '막막'총량규제 지속…은행 대출여력 이미 바닥권
  • ▲ 서울 시내 시중은행 가계대출 창구 모습 ⓒ 뉴데일리
    ▲ 서울 시내 시중은행 가계대출 창구 모습 ⓒ 뉴데일리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고정적인 소득이 없는 은퇴세대와 장기 거주 고령층은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수천만원의 세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지만,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자금 마련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올해 은행권의 대출 상황은 이미 '대출 절벽'에 가깝다. 금융 당국의 총량관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5대 은행의 남은 대출 한도는 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가계대출 심사와 한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실수요자의 집단대출 등 일부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우회대출 차단 기조는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보유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도 고령 1주택자들이 세금 납부를 위한 자금을 대출로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상향된다. 특히 과세표준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적용되는 종부세율은 현행 1.0~2.7%에서 1.3~5.0%로 대폭 인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 주요 단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크게 뛸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원에서 내년 2763만원으로 954만원(52.7%)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른 고가주택들도 마찬가지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904만6835원에서 내년 2986만526원으로 1081만3691원(56.8%) 증가한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2226만8466원에서 3333만2209원으로 1106만3743원(49.7%) 오른다.

    일평생 모은 자산으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게 된 은퇴한 중·장년층에게는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1000만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에서 현금 여력이 부족한 경우 대출 등으로 세금 낼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징벌적 과세'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도 이런 대목에서다.

    문제는 대출을 받을 창구마저 막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옥죄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은행권의 대출 여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7869억원으로, 6월 말 대비 3조8261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부터 두 달 연속 4조원대 증가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 중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가 남은 은행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들 두 은행의 남은 한도를 합쳐도 3942억원에 그친다.

    신용대출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 역시 110조484억원으로 한 달 새 1조3780억원이나 늘었다.

    내년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시점에도 자금 조달 여건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기조에 맞춰 연간 대출 목표를 관리하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대출 문턱을 높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자금을 구하는 건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돈 낼 곳은 많은데 구할 곳이 없어 대출 수요자들의 고민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