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장관 "신규 원전 여러차례 여론조사로 확정"7개월 전 정부 여론조사서 원전 선호도 호남이 전국 꼴찌'원전 위험' 호남 전국 1위…타 지역 원전 건설엔 압도적 찬성'호남이 반대하면 원전 안 짓나' 질문에…기후장관 답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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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전성무 기자
정부는 서남권(호남)에 8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공장) 4기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사업 성패를 좌우할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를 국민 여론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그런데 7개월 전 정부 스스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남권이 위치한 호남권은 전국에서 가장 강한 반원전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론화 결과에 따라 정부 정책 추진 동력이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신규 원전을 얼마나 반영할지에 대해 "국민 정서상 가치 논쟁적 성격도 있어 국민 여론과 실현 가능성을 최대한 투명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그는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같은 사실을 놓고 논쟁이 많은 만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해 정부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기후부는 이번 주 안에 공론화 방식과 횟수, 의제를 확정한 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대국민 토론과 여론조사 등 본격적인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문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와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정부는 지난 6월 29일 서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 4기를 유치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추가 전력은 약 6.3GW다. 전국 AI 데이터센터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포함하면 추가 전력 수요는 총 24.7GW로, 1.4GW급 한국형 원전(APR1400) 약 18기에 해당하는 규모다.김 장관 역시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다"며 원전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그는 "새로운 원전 부지를 찾지 않아도 현재 원전 부지 안에 원전을 더 지을 수 있다"며 전남 영광 한빛원전과 울산 새울원전 부지 내 추가 건설 가능성도 언급했다.그러나 호남 지역은 원전에 부정적인 정서가 강하다. 기후부가 지난 1월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신규 원전 2기 대국민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권은 전국에서 가장 원전에 부정적인 지역으로 나타났다.리얼미터 조사에서 광주‧전라는 '확대가 필요한 발전원' 1·2순위로 원자력을 선택한 비율이 45.0%로 전국 8개 권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면 재생에너지를 선택한 비율은 70.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가장 확대해야 할 발전원'을 묻는 항목에서도 원자력을 선택한 호남 응답자는 31.3%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원전 안전성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원전이 위험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3.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한국갤럽 조사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확대가 필요한 발전원' 1·2순위 항목에서 원자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호남이 50.1%로 제주를 제외하면 가장 낮았고, '확대가 가장 필요한 발전원'으로 원자력을 선택한 비율도 22.3%로 제주 다음으로 낮았다.정부 스스로 실시한 두 기관의 조사에서 모두 호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원전 선호도를 보인 셈이다.반면 호남은 다른 지역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5.3%로 반대(33.0%) 보다 우세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찬성(62.8%)이 반대(26.7%)보다 많았다.당시 여론조사는 11차 전기본에서 확정된 신규 대형 원전 2기에 대한 찬반 여론을 묻는 조사였다. 이후 대형 원전 2기는 경북 영덕군이, 소형모듈원전(SMR)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지 선정 공모에서 호남 지역 지자체는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았다.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 이후 여권 지지 성향이 강한 호남 지역에서 원전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강해진 측면이 있다"며 "호남 지역 주민들이 원전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환 장관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면 호남에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겠다는 것인지'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