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추정손실 1조 2109억원, 2019년 이후 최대기업대출 손실 9809억원 … 중기 연체율도 9년여 만에 최고요주의여신 10조 2177억원, 잠재 부실까지 빠르게 확대건전성·자본비율 방어 강화 … 중소기업·취약차주 문턱 더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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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생산적금융을 주문했지만 은행 창구에는 부실이 먼저 쌓였다. 회수 포기 대출이 1조 2000억원으로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건전성 부담은 커졌고, 결국 중소기업과 취약차주가 더 높은 대출 문턱을 마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추정손실은 1조 2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올해 1분기보다 18.1%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추정손실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자산건전성 5단계 가운데 가장 마지막 단계다.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크게 악화돼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여신으로, 은행이 손실 처리를 염두에 두는 자산이다.부실은 기업대출에서 먼저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추정손실은 98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3% 늘며 1조원에 육박했다. 가계대출 추정손실도 2298억원으로 28.1% 증가했지만 절대 규모는 기업대출이 4배를 웃돌았다. 내수 침체와 상업용 부동산 부진, 고금리 장기화가 겹치며 기업들의 상환여력이 빠르게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특히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가 은행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담보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성장성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생산적금융 명목으로 42조 6578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집행했다.현장에서는 정책과 현실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4대 금융그룹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평균 0.55%로 2017년 1분기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생산적금융을 확대할수록 위험가중자산(RWA)과 대손충당금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인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과 정책 수행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잠재 부실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부실 직전 단계인 요주의여신은 5대 은행 기준 10조 21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직전 분기보다 9.7% 늘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고정이하여신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대출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은행들은 자본비율과 건전성 관리까지 동시에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담보가 확실하거나 신용도가 높은 차주 위주로 여신이 재편될수록 자금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금융 확대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부실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은행들이 여신 심사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건전성 관리가 강화될수록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취약차주부터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