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 규모 해외 합작법인 추진 … 7일 이사회서 심의금융위 반대 지속 땐 제3의 투자자 유치 검토노조 "승인 전 사업 강행" … 사업 중단·안건 부결 촉구
  • ▲ 5일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정연 기자
    ▲ 5일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정연 기자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교육 AI(인공지능) 합작법인 설립에 제동을 건 금융위원회를 공개 비판하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사과와 대통령실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하 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험연수원이 추진해 온 교육 AI 개발과 합작투자 사업이 금융위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며 "이는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금융회사의 벤처·창업 투자를 장려하면서 정작 보험연수원의 AI 창업과 투자는 반대하고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위 자체의 자기모순이고 금융위의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연수원은 교육 AI 신사업 투자와 관련해 법무부에 질의한 결과 해당 투자가 연수원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비영리법인인 보험연수원이 영리법인에 출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하 원장은 보험연수원이 법무부 유권해석과 대법원 판례, 법무법인 자문 등을 거쳐 사업의 적법성을 검토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영리법인도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영리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법무부 답변을 받았다"며 "보험연수원의 10억원 출자는 소수지분 투자로 현행 정관에서도 가능하다는 포괄적인 법무부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보험연수원은 지난 2년간 AI 교육기술 개발을 거쳐 ▲AI 세일즈 코치 ▲AI 시험 출제 시스템 ▲AI 개인 맞춤형 학습경험플랫폼(LXP) 등 3대 교육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후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해외 기업과 총 25억원 규모의 합작투자를 추진해 왔다. 보험연수원과 대만 위즈덤가든이 각각 10억원, 싱가포르 X402 Labs가 5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합작법인은 보험연수원이 개발한 AI 세일즈 코치와 AI 시험 출제 시스템, AI LXP 등을 사업화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AI 세일즈 코치는 보험설계사가 AI 고객을 상대로 상담을 연습하면 실시간 피드백과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 등을 분석해 주는 시스템이다. AI 시험 출제 시스템은 보험 특화 언어모델을 활용해 문제를 자동으로 생성·검증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특허 출원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원장은 투자금 회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차기 원장 취임 후 3개월 이내에 다른 주주들에게 보유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스타트업은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런 걱정만 해서는 아무런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합작투자를 하지 않고 연수원이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개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해 훨씬 리스크가 크다"며 "연수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합작투자 구조를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보험연수원은 오는 7일 이사회에서 AI 신사업 투자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하 원장은 이사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 "금융위가 입장을 바꾸면 100% 통과될 것"이라며 "보험사들도 AI 혁신에 관심이 큰 만큼 사업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가 기존처럼 반대 입장을 유지할 경우 보험연수원의 직접 출자가 아닌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 원장은 "보험연수원이 금융위의 반대로 투자할 수 없다면 제3의 투자자를 찾을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의 태도를 AI 창업과 투자에 대한 부당한 방해로 규정한다"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대통령실은 금융위의 월권과 직권남용을 조사해 시정 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험연수원이 이사회 승인 전에 합작법인 등기와 사무실 임대차계약, 대표이사 내정 등을 진행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