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9년 개교·2030년 교육과정 운영 목표정은경 장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연계' 언급에 전북 반발남원 설립해도 서울 수련 의존하나 … 교육체계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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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둘러싼 논쟁이 제도의 필요성과 교육·수련의 실효성보다 '남원이냐 서울이냐'를 가르는 입지 쟁탈전으로 흐르고 있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는 정작 학교를 어디에 둘 것인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모습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학교 설립과 운영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2029년 개교하고 2030년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학교 소재지와 기반시설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학생 선발, 학비 지원, 의무복무기관 지정, 졸업생 배치 및 관리체계 등을 담은 하위법령도 마련할 예정이다.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국가 주도의 공공의료 인력 양성체계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학교 설립에 필요한 주요 사항을 면밀히 논의해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국립의전원은 대학원만 설치하는 4년제 대학원대학 형태로 설립된다. 학생에게는 등록금 등 학비가 지원되며 의사면허 취득 후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5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전공의 수련기간은 원칙적으로 의무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않지만 복지부 장관이 정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수련할 경우 해당 기간 전부가 산입된다. 의무복무 기산일과 배치·지원 방식, 전문과목 지정과 변경 등 학생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부 기준은 하위법령과 향후 위원회 논의를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강조한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기관'을 어디에 세우고 어떤 수련병원과 연계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구체적인 교육·수련 모델이 확정되기도 전에 논쟁이 남원과 서울 간 입지 갈등으로 급격히 번졌기 때문이다.논란의 발단은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립의전원의 주 수련병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정 장관은 당시 "국립의전원의 주 수련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될 것"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 인근에 국립의전원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희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대통령실은 복지부의 희망사항일 뿐 확정된 방침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전북에서는 국립의전원이 서울 중심으로 설립되거나 서울과 남원으로 이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이에 전북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은 국립의전원이 당초 정부 약속대로 남원에 단일 설립돼야 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지난 4일 남원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대규 국립의전원 유치 남원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2018년 서남대 폐교 이후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여러 차례 발표해 왔다"며 "대통령이 약속해 온 국립의전원 남원 설립을 직접 확정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는 지난 2018년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폐교 이후 남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남원에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원시는 예정 부지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등 관련 절차를 준비해 왔다.전북 의료계 역시 서울 중심 설립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정경호 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장은 "국립의전원 남원 유치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서남대 의대 폐교 이후 무너진 지역 의료를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 약속"이라며 "서울 중심 추진은 지난 8년간의 노력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남원에 국립의전원을 설치하고 지역 거점병원과 연계한 교육·수련 체계를 구축해야 공공의료 인력이 실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다"며 "교육 편의성만을 이유로 수도권에 기능을 집중하는 것은 국립의전원의 설립 취지와 배치된다"고 강조했다.정치권도 남원 설립 요구에 가세했다.남원을 찾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어떤 해석의 변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원안대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 부분이 책임 있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역사회는 국립의전원의 설립 목적이 지역·공공의료 인력 양성인 만큼 학교 역시 의료취약지역에 설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학교는 남원, 수련은 서울?…교육체계 실효성 논란그러나 국립의전원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면 단순히 학교 건물을 지방에 세우는 것보다 양질의 의학교육과 임상수련이 가능한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의학교육은 강의실과 실습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증·희귀질환을 포함한 충분한 환자군과 다양한 진료과목의 교수진, 체계적인 수련 프로그램, 연구시설, 응급·중환자 진료체계를 갖춘 교육병원이 필요하다.남원에 국립의전원을 설립하더라도 고난도 임상교육과 전공의 수련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이나 다른 대형병원에 의존해야 한다면 학교의 지방 설치가 실제 지역의료 인력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학생들이 교육과 수련을 위해 장기간 수도권에 머물게 될 경우 지역 공공의료를 경험하고 지역 의료기관과 관계를 형성한다는 국립의전원의 취지도 약화할 수 있다.남원과 서울에 교육 기능을 나눠 배치하면 학생 이동과 행정비용이 늘고 기초의학 교육부터 임상실습, 전공의 수련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의 연속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그렇다고 학교와 교육·수련 기능을 모두 서울에 집중하는 방안도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다. 의료자원이 집중된 수도권에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까지 두는 것이 의료취약지 인력 확충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의료계 관계자는 "국립의전원 논쟁은 지방에서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과 임상수련을 제공할 수 있는지, 졸업생이 의무복무 이후에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지, 기존 의과대학과 지역의사제를 두고 별도의 국립의전원이 필요한지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