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지정자료 누락, 인식 불명확해도 원칙 고발최근 3년 내 반복 위반·총수 일가 계열사 누락 제재 강화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제출을 거부한 행위에 대한 고발 기준을 강화한다.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현저하면 행위자가 위반 사실을 인식했는지 불분명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고발하고, 최근 3년 안에 같은 위반행위를 반복한 경우에도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8월 6일부터 26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고발지침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기업집단 관련 신고·자료제출 의무 위반행위의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등의 지정을 위한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제출을 거부하는 행위 등이 적용 대상이다.

    고발지침은 2020년 9월 2일 제정된 이후 별도의 개정 없이 운영돼 왔다. 공정위는 그동안 지침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미비점을 보완하고 지정자료 거짓 제출 등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우선 중대한 지정자료 거짓 제출행위 등에 대한 고발 기준을 강화한다.

    현행 지침은 행위자가 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의미하는 '인식가능성'과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함께 고려해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인식가능성이 현저하거나, 인식가능성이 상당하면서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만 원칙적인 고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현저하거나 상당하더라도 행위자의 인식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고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를 원칙적인 고발 대상에 새로 포함한다. 중대성이 상당하면서 인식가능성도 상당한 경우 역시 원칙적으로 고발한다.

    다만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현저하더라도 인식가능성이 경미하고, 행위자가 의무 위반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면 고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반복적으로 지정자료를 거짓 제출한 행위에 대한 고발 기준도 신설한다.

    현행 지침은 반복적인 법 위반을 별도의 고발 사유로 규정하지 않고 인식가능성을 추정하는 요소로만 활용하고 있다. 개정안은 반복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3년 안에 동일한 위반행위를 반복하면 원칙적으로 고발하도록 했다.

    총수인 동일인과 가까운 친족이 보유한 계열회사를 지정자료에서 누락했을 때 적용하는 인식가능성 및 중대성 판단 기준도 구체화한다.

    개정안은 최근 공정위 심결례를 반영해 동일인이 직접 상당한 지분을 소유한 회사를 지정자료에서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를 인식가능성이 현저한 사례로 명시한다. 가까운 친족이 상당한 지분을 소유한 회사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는 인식가능성이 상당한 사례로 규정한다. 인식가능성을 판단할 때는 지정자료 제출 경험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정비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등의 지정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누락된 계열회사 규모가 크고 누락 기간이 길면 중대성이 현저한 사례로 판단한다. 반대로 누락된 계열회사 규모가 작고 누락 기간이 짧으면 중대성이 경미한 사례로 본다.

    공정위는 "지정자료는 대기업집단 시책의 근간이 되는 자료"라며 "이번 개정을 통해 거짓 제출행위 등에 대한 책임과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와 사익추구 행위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검토한 뒤 개정안을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