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100원 하락한 1400원대 초중반대, 추세적 안정 미지수베선트 "원화 변동성 과도" … 달러 약세·외국인 자금 유입미 연준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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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만 해도 1500원대를 넘보던 원·달러 환율이 이제는 1300원대 진입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달러 약세 기조 속 미국 재무 당국까지 원화 강세에 힘을 실으면서 시장에서는 하반기 중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500원대로 거래되던 수준에서 지난 5일 마감 기준 1424.5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한 달여 만에 100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1500원 시대'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하락이 단기 이벤트보다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추세 전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하락을 일시적인 조정이 아닌 달러 약세 사이클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달러 약세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공조에 나서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강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과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국내 외환 수급 개선도 원화 가치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 변동성이 과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도 시장에서는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원화 강세 지지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외환당국의 부담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외평채 발행 등에 힘입어 7월 외환보유액도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시장 안정 여력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여건 변화에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연말까지 1300원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환율이 형성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환헤지와 법인세 납부를 위한 환전 수요가 집중되고 미국 경기 둔화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이달 중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그동안 과도했던 원화 약세와 고환율에 대한 기대가 점차 진정되면서 환율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며 "중동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1300원대 중후반에서 환율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나 미국의 관세 정책도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해 환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환율 안정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자본유출 우려가 기준금리 결정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간다면 통화정책 운용의 제약도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환율 하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보다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원화 펀더멘털 개선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시장에서는 1300원대 진입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미국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큰 만큼 당분간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