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부터 미니보험까지…온열질환 보장 확대경기도·제주도, 정책성 기후보험 도입가축 폐사·고수온 피해 확산…농어업 보험료 할증 완화
-
- ▲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5일 서울 강남구 한 공사현장 부근 횡단보도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축산·양식업계에서도 가축과 양식어류 폐사가 확산되고 있다. 기후 리스크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과 농어가를 보호하기 위한 기후보험이 새로운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총 244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1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 수(20명)를 이미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폭염중대경보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 온열질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폭염 피해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이처럼 폭염이 상시화·장기화되면서 기후 피해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이 커지자 보험업계도 온열질환 보장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기존 실손의료보험으로는 진단서에 온열질환 질병코드(T67)가 기재된 경우 응급실 진료와 입원, 수액치료 등 의료비를 약관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보험업계는 실손보험과 별도로 온열질환 진단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기후보험 상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실손보험이 실제 발생한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기후보험은 진단만 받는다면 진단비를 정액 지급해 실손 보험금과 중복으로 수령이 가능하다.동양생명은 최근 '(무)우리WON하는mini기후질환보장보험'을 출시했다. 폭염에 따른 열사병·열탈진 등 온열질환이나 한파에 따른 동상·저체온증 등이 발생하면 진단비 10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40세 기준 남성 130원, 여성 150원 수준이며 1년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미니보험' 형식으로 설계됐다.삼성화재 역시 미니보험의 형식으로 계절마다 '다이렉트 4계절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여름 플랜을 통해서는 온열질환 진단비를 비롯해 수족구병·식중독 진단비 등을 10~30만원 범위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현대해상은 '다이렉트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을 통해 열사병 등 기후성 질환을 보장하고 있으며 KB손해보험은 'KB해외여행보험' 고급형에 온열·한랭질환 진단비 보장 특약을 추가했다.민간 보험사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보험사와 손잡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성 보험을 확대하고 있다.경기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민들을 대상으로 기후보험을 도입했으며, 올해 갱신을 거치며 참여 보험사를 기존 3개사(한화·NH농협·라이나손해보험)에서 메리츠화재(간사)·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개사로 확대했다. 온열·한랭질환 진단비도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높이고 취약계층 보장과 중증 피해지원금을 신설하는 등 보장 범위도 강화했다.제주도는 최근 삼성화재를 간사로 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과 함께 전국 최초의 '지수형 기후보험'을 도입했다. 폭염으로 공사가 중단된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상품이다. 지수형 보험은 실제 피해를 입증하거나 손해사정을 거치지 않고 기상청의 폭염특보 등 사전에 정한 기후 조건이 충족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
- ▲ 경남 김해시 한림면 한 소 축산 농가에서 소들이 천장에 달린 환풍기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폭염·고수온에 농어가도 '비상'…기후보험 안전망 확대사람뿐만 아니라 농축수산업 현장도 폭염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및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닭과 오리 등 가금류 51만3400마리와 돼지 3만7800마리 등 가축 55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고수온으로 양식어류 45만 마리도 피해를 입었다.이에 보험업계와 정부는 기후 위험을 보장하는 농어업재해보험을 통해 농어가의 경영 안정과 소득 보전을 지원하고 있다.지난해 기준 농작물보험(농작물재해보험+농업수입안정보험)과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가입률은 각각 57.7%, 41.5%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입을 늘리기 위해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국비로 지원한다. 지원 비율은 최대 80%까지 적용된다.가축재해보험은 폭염에 따른 폐사 피해를 보상하고,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고수온 특약을 통해 수산물 시가의 85~90%와 시설물 원상복구 비용을 보장한다. 오는 15일부터는 폭염과 고수온 등 불가항력적 자연재해 피해를 입더라도 다음 연도 보험료를 할증하지 않도록 제도도 개선된다.권순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기후위기로 재난적 기상현상이 늘면서 손해평가가 어렵고 신속한 보험금 지급이 필요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지수형 기후보험 도입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난적 기후현상이 심화될수록 기후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기후보험의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