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오는 21일 예정된 휴온스랩 합병 관련 임시주총 연기회사 "R&D 강화·약가 인하 대응" … 주주 "핵심자산 이전" 반발합산 3%룰·현물배당 등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이행 변수 커져
  • ▲ 휴온스글로벌 본사 전경. ⓒ휴온스글로벌
    ▲ 휴온스글로벌 본사 전경. ⓒ휴온스글로벌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일정이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전면 재조정됐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일반주주 동의 절차를 먼저 거쳐야 상황에서 합병 당사회사인 휴온스의 임시주주총회까지 연기됐다.

    휴온스그룹은 합병 무산이 아닌 절차상 순연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합병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서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모회사 주주동의를 얻고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사례가 나온 만큼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도 가이드라인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당초 이달 21일 오전 10시로 예정했던 임시주주총회 일시를 미정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주요 일정도 모두 미정으로 바뀌었다.

    휴온스 측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른 모회사 이행사항 절차를 고려해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하기로 결의했다"며 "향후 일정이 확정될 경우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온스랩과 휴온스의 합병이 무산된 것은 아니고 순연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온스글로벌은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대응 등을 명분으로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을 추진해왔다. 휴온스랩이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술과 휴온스의 개발·생산·인허가 역량을 결합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의약품 사업의 약가 인하 리스크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플랫폼인 하이디퓨즈(HyDIFFUZE)를 보유하고 있다. 정맥주사(IV)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큰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랩을 휴온스에 흡수합병함으로써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부터 생산, 인허가,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이 같은 합병 명분에 반발하고 있다. 휴온스랩의 핵심 기술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아닌 사업회사 휴온스로 이전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휴온스글로벌 주주는 현재 휴온스랩의 가치를 지주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지만 합병이 성사되면 휴온스랩의 기술과 파이프라인은 휴온스에 귀속된다. 이 경우 휴온스글로벌 주주는 해당 가치를 휴온스 지분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보유하게 된다.

    주주연대는 이를 두고 핵심 자산의 저평가 이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온스랩이 보유한 하이디퓨즈 등 플랫폼 기술의 잠재력에 비해 합병 과정에서 인정된 기업가치가 낮고 자회사 가치가 휴온스로 이전될 경우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인해 휴온스글로벌 주주가 그 가치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번 일정 연기는 휴온스 자체의 사정보다는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상 이행해야 할 절차를 먼저 진행해야 하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모회사 차원의 주주영향 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휴온스글로벌의 관련 절차가 정리된 뒤 합병 당사회사인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주총 일정도 다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실제 예외 허용 사례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은 휴온스랩 합병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는 지난달 덕산하이메탈의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와 다산네트웍스의 자회사 디티에스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마련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준에 따라 예외적으로 중복상장이 허용된 첫 사례다.

    두 사례는 모두 모회사 주주총회를 거쳤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5월 임시주총에서 덕산넵코어스 상장 승인 안건을 가결했고, 다산네트웍스도 지난 6월 임시주총에서 디티에스 상장 안건을 통과시켰다. 특히 덕산하이메탈은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 전이었지만 자발적으로 3%룰, 소수주주 다수결, 특별결의 요건을 모두 적용했다.

    반면 휴온스랩 합병은 아직 이 관문을 넘지 못했다. 휴온스글로벌은 당초 임시주총을 열고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에 대한 주주 의견을 물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식과 주주총회 일정 등을 다시 검토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특히 주주동의 절차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식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가이드라인은 주주동의 기준으로 3%룰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경우 특수관계인 보유분을 합산해 3% 초과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돼 있다.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57.14%다. 가이드라인 취지에 따라 합산 3%룰을 적용하면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3%만 인정된다. 반면 개별 3%룰을 적용하면 3%를 초과 보유한 주주는 각각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3% 미만 보유자는 보유 지분 전부를 행사할 수 있다. 같은 3%룰이라도 적용 방식에 따라 표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현물배당 방안을 둘러싼 논란도 남아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자회사 합병에 따라 배정받게 될 휴온스 합병신주 일부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사주를 제외한 일반주주에게만 현물배당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일반주주 집중 수혜 방안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회사가 내세운 '30% 현물배당' 표현에 반발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이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겠다는 물량은 26만38주다. 이는 전체 합병신주 382만5373주의 약 6.8%이며, 휴온스글로벌이 배정받는 합병신주 기준으로는 약 11.8% 수준이다. 회사가 강조한 30%는 휴온스글로벌 수령분 전체의 30%가 아니라 수령분 중 일반주주 지분율에 해당하는 몫의 30%를 의미한다.

    소액주주 측은 실제 환원 규모가 휴온스글로벌 수령 합병신주의 11%가량임에도 회사가 30%를 지급하는 것처럼 표현해 착시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회성 현물배당만으로는 휴온스랩의 핵심 기술이 휴온스로 이전되는 데 따른 손실을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도 이미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른 예외 허용 사례가 나온 만큼 휴온스랩 흡수합병의 타당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모회사 주주동의와 주주보호 절차를 거쳐 자회사 상장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사례가 확인된 상황에서 IPO를 추진하던 휴온스랩을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이 일반주주 보호 측면에서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휴온스랩 합병 논란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 여부를 넘어 실제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합병 당사회사인 휴온스의 주총까지 연기된 가운데 휴온스글로벌이 의결권 제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주주들을 설득할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