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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에 게재된 양도세 관련 안내문.ⓒ연합뉴스
올해 전세계약을 2년 연장한 집주인이 계약이 끝나는 2028년 주택을 매도하면 전후 연도와 다른 양도소득세 산정 기준을 적용받는다. 2028년에만 공제율과 공제 한도가 달라지는 '1년짜리 세법'이 끼어든 탓이다. 집 한 채를 파는 데도 보유·거주 기간과 주택 수, 매도 시점 등 세액을 가르는 항목이 10개를 넘으면서 '세법을 아는 만큼 덜 내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정부 세제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2028년 주택을 파는 납세자는 전후 연도와 다른 양도세 공제율과 공제 한도를 적용받는다. 보유·거주 기간부터 주택 수와 매도 시점, 비거주 사유까지 여러 조건에 따라 세액이 갈린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꾸는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8년부터 공제율과 공제 한도가 단계적으로 바뀐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를 적용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다. 이 방식은 2027년 말까지만 유지된다.
2028년에는 거주기간 공제율이 연 6%, 최대 60%로 높아지고 보유기간 공제율은 연 2%, 최대 20%로 낮아진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사라지고 거주기간에만 연 8%, 최대 80%를 적용한다. 2028년에만 별도의 중간 계산법이 적용되는 셈이다.
당장 올해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집주인부터 매도 시점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를 10년 보유하고 2년 거주한 A씨가 올해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2년 더 연장하면 계약은 2028년 끝난다. 계약 종료 후 집을 팔 계획이라면 2028년 한시 계산법을 적용받는다.
전세계약 갱신 자체가 양도세를 늘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대기간에는 실거주 기간을 추가로 채울 수 없고, 계약 종료에 맞춘 매도 계획은 2028년 세제와 맞물린다.
정부가 제시한 계산 사례를 대입하면 12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10년 보유하고 2년 거주한 뒤 32억원에 팔 경우 양도세는 2027년 2억3600만원이다. 2028년 매도하면 3억2000만원, 2029년에는 4억500만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도 매도 시점에 따라 세금이 최대 1억6900만원 벌어진다.
고가주택은 공제 한도까지 따져야 한다. 현재 장기보유특별공제액에는 한도가 없지만 2028년에는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의 한도가 생긴다. 한도는 납세자별 연간 공제액과 양도 물건별 공제액에 각각 적용된다.
25억원에 산 주택을 10년간 보유·거주한 뒤 75억원에 파는 1주택자의 양도세는 2027년 3억1600만원이다. 매도 시점이 2028년으로 넘어가면 9억2300만원, 2029년에는 13억7300만원으로 뛴다. 최대 공제율은 80%로 같지만 공제 한도가 새로 적용되면서 세 부담이 급증한다.
실제 계산은 더 복잡하다. 주택 수와 가격, 보유·거주 기간, 양도 시점, 조정대상지역 여부, 취득 당시 규제지역 여부, 비거주 사유, 특례주택 보유 여부, 공동명의와 분할 양도 여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보유기간 3~10년 8개 구간과 거주기간 2~10년 9개 구간, 매도 시점 2027~2029년을 단순 조합해도 경우의 수는 216개다. 여기에 1주택·다주택 여부와 조정대상지역, 공제 한도, 각종 특례까지 더하면 판단해야 할 조합은 수백 개로 불어난다.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도 별도로 마련됐다. 취학과 전근,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근무·취학, 60세 이상 직계존속 봉양 등이 대상이다. 기존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한 뒤 다른 시·군으로 옮겨야 하며 최대 3년까지만 인정된다.
이 기간은 장기거주 소득공제율을 계산할 때만 거주기간으로 인정된다. 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이었던 주택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인 '2년 거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같은 비거주기간도 공제율 계산과 비과세 판단에서 다르게 취급된다.
다주택자는 매도 연도에 따라 중과세율도 달라진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중과세율은 2027년 5%p, 2028년 10%p로 완화됐다가 2029년 20%p로 돌아간다. 3주택 이상은 같은 기간 10%p, 15%p, 30%p가 각각 적용된다.
세무업계에서는 과거 부동산 세제가 복잡해졌을 때 등장했던 '양포 세무사'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포 세무사'는 계산 오류에 따른 책임을 우려해 양도세 상담을 포기한 세무사를 뜻한다.
이날 나라살림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개편안이 일관된 원칙 없이 예외와 중복 지원을 늘려 조세체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조세지출 정비를 내세우면서 국내생산세액공제를 10년간 신설하고,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이자·배당 전액 비과세와 청년 소득공제를 함께 적용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복잡한 계산식은 조세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납세자는 절세 방법을 찾지만,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같은 조건에서도 세금을 더 내거나 신고 오류에 따른 부담을 질 수 있어서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약을 2년 갱신하면 집을 파는 시점도 2028년으로 밀릴 수 있는데, 그해에만 다른 양도세 계산법이 적용된다"며 "일반 국민이 임대차계약을 하면서 몇 년 뒤 세금까지 계산해야 하는 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