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공사 부채비율 80.7%→89.2% 급등 … 부동산 침체 직격탄5개 기관 경영진단 착수 … 여주시하수도 3년 연속 적자최우수 20곳 배출했지만 재무 관리 허점 드러나
  •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도시개발공사를 중심으로 지방공기업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결과 도시개발공사 중심의 부채비율이 1년 새 80.71%에서 89.22%로 상승했고, 경영관리와 안전 분야가 부진한 5개 기관은 경영진단 대상에 올랐다. 반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 20개 기관은 최상위인 '가' 등급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결과를 심의·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방공사 78곳, 지방공단 86곳, 직영기업 104곳 등 총 268개 지방공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안부는 교수·회계사·노무사 등 전문가 147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경영관리, 재무건전성, 안전, 공공서비스 등을 종합 평가했다.

    가장 큰 과제로 꼽힌 것은 재무건전성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도시개발공사를 중심으로 부채비율이 2024년 80.71%에서 지난해 89.22%로 상승했다. 행안부는 개발사업 비중이 높은 지방공기업들이 부동산 경기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행안부는 "수익성과 사업 수요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관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발사업 의존도가 높은 지방공기업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진단 대상 기관도 나왔다. 영천시시설관리공단, 속초시시설관리공단, 울산광역시북구시설관리공단, 인천환경공단, 여주시하수도 등 5곳은 경영관리와 재무건전성, 안전·환경 관리 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여주시하수도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인천환경공단은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 건수가 같은 유형의 다른 기관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오는 9월 전문가 중심의 경영진단반을 구성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뒤 연말까지 경영 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행 상황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반면 일부 지방공기업은 공공서비스 강화와 경영혁신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체 268개 기관 가운데 '가' 등급은 20곳, '나' 등급은 75곳, '다' 등급은 148곳으로 집계됐다. '라' 등급은 21곳, '마' 등급은 4곳이었다.

    행안부 주관 평가에서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서울시설공단, 용인도시공사, 안산도시공사, 경주시시설관리공단,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등 12곳이 '가' 등급을 받았다. 도 주관 기초하수도 평가에서는 구리·의정부·안양·춘천·충주·홍성·정읍·김해 등 8곳이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도매시장법인과 협력을 강화하고 물가 중점관리품목 출하량을 확대해 물가 안정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국제 식품분석 숙련도 평가(FAPAS) 잔류농약 분야에서 9년 연속 우수 등급을 획득했으며, 출하 산지에 677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산불 피해지역에 15억6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하는 등 농가 지원 성과도 높게 평가됐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하수처리시설에 시각·언어모델(VLM) 기반 실시간 이상 상황 탐지 CCTV를 도입하고 설비 부품 국산화와 폐열 공급 확대를 통해 원가를 절감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숙원사업인 노후 지하상가를 인수해 연간 150억원의 관리 예산을 절감하고 공실률을 낮춘 점도 우수 사례로 꼽혔다.

    지방공기업의 공공성 강화 성과도 확인됐다. 안전시설 개선 투자액은 2024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15개 도시개발공사는 공공주택과 청년주택 공급 등을 통해 42조8000억원 규모의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효과를 거뒀다. 서울교통공사 등 6개 도시철도공사의 수송 인원은 31억8000만명에서 32억3000만명으로 증가했고, 요금 감면 지원도 확대됐다. 공공서비스 고객만족도는 3년 연속 상승했으며, 전체 지방공사·공단의 74%인 121개 기관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국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공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방공기업이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경영평가를 내실 있게 운영하고 제도 개선과 맞춤형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