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7일 2차 부동산 정책 점검 비공개 회의 주재그린벨트 해제·유휴부지 개발로 수도권 5만가구+@ 공급 계획대책 코앞인데 국토부·서울시 이견 여전 … 오세훈 "절대 불가"준공업지 개발도 권리관계 복잡 … "先발표·後조율 이제 안 통해"
  •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뉴데일리DB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뉴데일리DB
    이르면 내주 공개될 주택 공급대책이 벌써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핵심 방안으로 거론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용산어린이정원 개발 등에 대해 서울시가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대책 발표도 전에 김이 빠져버린 분위기다. 그나마 서울시와 공감대가 형성된 유휴부지·준공업지역 개발마저 복잡한 권리관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설상가상 앞서 공급 대상지로 지목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과천 경마장도 지자체와 주민 반대로 제동이 걸렸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대책마저 '재탕', '맹탕'에 그친다면 시장 불안감을 자극, 집값 폭등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당정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부동산 정책 점검 2차 회의를 비공개로 주재한다. 앞서 지난 3일 회의에서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금융·재정·규제 완화 등 방법을 찾아라"고 지시한 지 나흘 만이다.

    이번 대책엔 서울 강남 일대 그린벨트 해제와 도심 내 유휴부지 및 준공업지역 개발 등으로 수도권에 '5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3기 신도시 준공 기한 단축과 신축 매입임대 확대 등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새 대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크지 않다. 무엇보다 공급 키를 쥔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어린이공원·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반대하고 있어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대책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의견차는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그린벨트 추가 해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 1만가구 확대 등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한 지역으로는 강남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송파구 방이동 일대가 거론된다. 이들 지역은 강남권 접근성이 좋고 인근 주거·상업지와 연계 개발도 가능해 이전 정부부터 유력한 공급 대상지로 꼽혀왔다.

    하지만 서울시의 협조 없인 정상적인 공급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개발제한구역법은 수도권 30만㎡ 이하 소규모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부여하고 있다. 물론 국토부 장관이 면적과 관계없이 해제 가능하지만, 주택 건설 인허가권이 서울시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공공성과 미래가치를 지닌 그린벨트를 아파트 개발로 사유화한다는 시민단체 비판과 삶의 터전을 침범당했다는 주민 반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린벨트를 풀어도 착공 후 준공 및 입주까지 빨라야 5년, 늦으면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시장에 안정 시그널을 주기엔 시차가 크다.

    용산어린이정원 개발도 난항이 예상된다. 오 시장은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에 몇만 가구를 짓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며 "용산공원을 일부라도 주택 공급에 쓰는 방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를 활용해 조성된 30만㎡ 규모 녹지공간으로 2023년 5월 개장했다. 최근 정부가 해당 부지의 택지 전환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국토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자료를 낸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인허가권을 쥔 오 시장이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밝히며 쐐기를 박은 셈이다.

    주민 반발도 거세다. 약 1200여명이 참여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모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선 국토부에 대한 민원 제기와 근조화환 시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준공업지역 개발도 산 넘어 산이다. 현재 정부와 서울시는 영등포·구로구 등 서울 서남부에 집중된 준공업지역을 대상으로 산업시설 의무비율을 완화홰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을 250%에서 400%로 완화해 2만7000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합을 맞추더라도 풀어야 할 실타래가 한 가득이다. 주거시설과 공장, 상가가 혼재된 구역 특성상 소유주와 임대업자, 세입자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기에 매달 들어오는 임대료가 소득 전부인 고령층은 준공업지 개발에 대한 반발 심리가 강하다. 신규 택지 개발보다 공급 난이도가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구체적인 건 대책이 발표돼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기존 공급 방안과 차별화된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그린벨트, 도심유휴부지, 준공업지역 등등 이미 문재인 정부 때에도 사골처럼 제시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단 대상지·물량부터 터뜨리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맹탕 대책을 내놨다간 정말 시장 안정 골든타임을 놓쳐 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시행 확대 방안의 실무적 구현 방안과 기존에 발표됐던 주택 공급지의 실질적인 진행 과정 등이 제시돼야 한다"며 "여기에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과 시장 수요 촉진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